경제
유독 강남 백화점에 `펫숍` 내며 마케팅하는 까닭은
입력 2018-01-26 11:49  | 수정 2018-01-26 17:42

롯데백화점 강남점 1층에 위치한 '집사' 매장 모습
백화점에서 '애완동물 출입금지'란 빗장이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 간과하기 힘든 소비자 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백화점 최고 명당인 1층에 당당히 반려동물 용품숍 즉 '펫숍'이 입점하는 한편 관련 용품을 전시판매하는 '펫 페어'를 열어 반려동물 의료상식 관련 강좌도 선보인다. 모두 펫펨족을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그런데 이같은 마케팅이 유독 서울 강남에 위치한 백화점들 사이 활발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점이 작용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많다는 점은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는 점과 관련성이 높다.
롯데백화점은 26일 업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숍 '집사'의 입점 장소로 서울 강남구 도곡로에 위치한 강남점을 택했다. 주변에는 대치아이파크, 도곡렉슬아파트, 역삼아이파크 등 아파트가 주로 있는 주거지역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빅데이터 조사 결과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소비자들이 많고, 또 관련용품 수요가 많은 강남점에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숍 1호점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숍에서는 전문교육을 받은 '펫 컨설턴트' 4명이 상주하며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와 특성에 따라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준다. 입점 장소는 백화점 1층 명품 매장 옆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역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명품관 웨스트 1층에 '펫부티크'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일대와 마찬가지로 잠원동부터 압구정동까지 아파트 밀집 주거지역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직영 매장인 '펫부티크'는 지난 2012년부터 처음 선을 보였다. 펫펨족이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펫부티크가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갤러리아 백화점 측 설명이다.
서울 반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지난해 11월 '위 러브 도그즈(We love dogs)' 펫페어를 일주일간 열었다. 신세계는 백화점 내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쇼핑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펫펨족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남다른 사랑과 관심을 간과하기 어려워 관련 행사를 열게 됐다.
펫페어에서는 반려동물의 의식주와 관련된 용품 판매부터 반려동물 산책하는 법, 펫푸드 만들기, 반려동물 의료 상식 등 다양한 강좌가 열렸으며, 반려동물 관련 보험상품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단지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많다고 해서 백화점에서 앞다퉈 서울 강남에 펫숍 진출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매출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은으로 도금 처리된 10만원대 애견용 식기, 30만원대 고양이타워, 고급 면 소재의 패드로 만든 40만원대 애견용 침대 등 갤러리아백화점의 펫부티크에서 파는 품목들은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펫부티크의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5%씩 신장하고 있을 정도로 고객들 사이 반응이 좋다.
또 반려동물을 데리고 쇼핑을 나온 고객들을 위해 고객 대신 2시간씩 무료로 펫부티크에서 반려동물을 보관해줌으로써 백화점 매출도 올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1층에 위치한 '집사' 에서 파는 반려동물 간식
롯데백화점 역시 최고급 수제 간식은 물론 반려동물 피부 알레르기에 좋은 영양제와 샴푸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 등 프리미엄 상품들을 판매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반려동물을 위한 산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아파트 주거단지로 이미 산책로 조성 등이 잘 돼 있는 강남 지역은 최적의 장소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금까지 백화점에 반려동물을 데려오지 못했던 고객들을 위해 반려견 산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럴려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야 하는데 강남점 주변이 도로 정비가 잘 돼 있고 산책로가 많아 제일 먼저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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