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환율 부담에도…하이닉스 4배 벌었다
입력 2018-01-25 17:54  | 수정 2018-01-25 21:42
주요상장사 작년 4분기 실적
원화값 강세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SK하이닉스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놨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데다 '2017년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연간 실적으로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는 저조했지만 매출 기준 최대 실적을 냈으며, 호텔신라의 경우엔 사드 악재가 거둬질 것이란 시장 기대와는 달리 면세점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25일 SK하이닉스는 공시(이하 연결기준)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5%, 190.7% 증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1% 늘어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은 13조7213억원으로 무려 318.7%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어느 정도 예견됐으나 지난해 4분기 원화 강세라는 악조건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 악재로 컨센서스보다 4.64%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조302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8%나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엔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성장에 따라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반면,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과 공급 업체들의 투자 부담으로 공급 증가가 제한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3% 증가했고, 전 제품군에 걸쳐 가격이 고르게 오르며 평균 판매가격이 전 분기 대비 9% 상승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36조4368억원, 영업이익 16조5454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1%, 20.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에서 우려하는 일부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SK하이닉스 실적엔 영향이 없다"며 "머신러닝, 가상화폐 채굴, 인텔 CPU 버그로 인한 서버 투자 증가 등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좋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광고 성수기였던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조2659억원, 영업이익 29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0.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3204억원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다만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6785억원, 영업이익은 1조17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3%, 7% 성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부진한 것은 라인(메신저) 등 서비스의 비용과 네이버페이 수수료 등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는 호실적을 기대했던 시장 예측과 달리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5%나 밑돌았다. 호텔신라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234억원으로 9.5% 증가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매출액도 동반 상승했던 게 맞지만, 그 이면에는 대부분 중국인 보따리 상인인 '다이궁'이 면세점 실적을 주도하면서 매출은 늘어난 반면 수익성은 되레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3조2877억원)과 영업이익(925억원)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5%, 49.7%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 대비 44% 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이선희 기자 / 윤진호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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