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기소)이 청와대 비서관에게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에 최순실 씨(62·구속기소)가 자유롭게 드나들었다는 증언이 재차 나왔다.
이재만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52·구속기소)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가 대통령 관저를 여러 차례 드나들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안봉근 전 대통령 국정홍보비서관(52·구속기소)도 22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비슷한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비서관은 "업무보고 하러 갔을 때 최씨가 저희들(이재만·안봉근·정호성)끼리 있으면 들어와서 과일을 같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는 곳에 대통령의 의상이 있었는데 최씨가 들어와서 갖고 나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과 함께 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어떻게 해야 잘 보고할까'만 생각해서 최씨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 보고를 위해 관저에 갔을 때 같이 있던 최씨가 제게 정치 이야기를 한 일이 있는데, 최씨가 이야기를 하면 저는 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 생각했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어떻게 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더 나은 정책을 만들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도 '우리가 지금 고생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고 말했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한편 최 씨는 이날 오후 예정된 증인신문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 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인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중요 증인인 최씨에 대한 증인 신청을 유지할 지 여부를 검토해 조만간 재판부에 밝힐 계획이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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