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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바이오제약, 48년 의약품 노하우로 화장품시장에 진출
입력 2018-01-24 17:36  | 수정 2018-01-24 19:41
◆ 공모주 투자노트 / 동구바이오제약 ◆
피부과 의약품 강자 동구바이오제약이 다음달 코스닥에 입성한다. 상장 후에는 의약품 위탁 생산과 화장품, 헬스케어 분야 진출에 가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4일 기준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신주 206만9120주를 발행한다. 일반투자자에게는 41만3824주가 배정됐다. 우리사주조합에도 같은 수량이 배정된 점이 특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2000~1만4500원이다. 급등세를 계속해 온 제약·바이오업종 주가에 비하면 '겸손한' 가격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공모가 산정에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9~11배를 적용했다. 제약 업종 상장사 평균 PER가 75.57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모가 자체를 낮게 잡았다는 의미다. 상장 전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기업보다 높은 주가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공모가 부풀리기보다는 성공적인 상장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공모가 부분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고생을 많이 한 직원과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종 공모가는 오는 30일과 31일 수요 예측을 거쳐 정한다.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하면 조달 금액은 248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 상환에 85억원을 사용하고 개량 신약 개발에 74억원, 의약품 위탁 생산 설비 확충에 7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달 5일과 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받는다. 청약 신청은 대표 주간사를 맡은 NH투자증권에서 할 수 있다. 코스닥에는 다음달 13일 상장한다.
1970년 설립된 동구바이오제약은 오랜 기간 피부과와 비뇨기과 전문 의약품 생산에 주력해 왔다. 피부과 처방 분야에서는 9년간 처방 1위 기록을 세웠다.
2014년부터 바이오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의약품 위탁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물약, 알약, 연고를 비롯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췄다. 그러면서도 낮은 단가 경쟁력과 납기 준수로 고객사와 쌓아온 신뢰도 경쟁사와 차별되는 점이다.
피부과 의약품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화장품 시장 진출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피부과 병·의원에서 확보한 영업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화장품과 제약을 결합한 코스메슈티컬에 진출해 올해부터 매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추출 키트를 개발해 미용성형 치료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을 출시했다.
실적도 꾸준히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기존 사업이 안정적 실적을 내고 신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구조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매출액 754억원과 영업이익 11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전년도 매출액 874억원과 영업이익 106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5.38%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은 업계 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숫자다. 실적과 영업이익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것 역시 동구바이오제약이 자랑하는 높은 생산성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준 대표 인터뷰 "2020년까지 신약 10종 개발"
"지금까지 닦아놓은 피부과 의약품 시장을 기반으로 화장품·성형 시장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51·사진)는 지난 23일 매일경제와 만나 코스닥 상장 후 사업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존 의약품 시장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으로 가져가고 신사업을 키워 성장성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의약품 위탁생산 부문에서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단순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니고 생산 이전 단계부터 고객사와 기획을 함께한다"면서 "차별화한 시설을 기반으로 빠르게 그리고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연질캡슐, 정제, 경질캡슐, 액제, 연고, 크림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업체는 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모자금 역시 시설 투자가 중점이다. 조 대표는 "위탁생산을 맡은 치매 치료제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생산 설비를 증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탁생산을 30년 이상 해왔다"면서 "단가 경쟁력도 나쁘지 않고 고객사와 약속한 납기도 제대로 지키는 서비스 마인드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시장도 신성장 동력이다.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브랜드 셀블룸을 지난해 시장에 선보였다. 조 대표는 "지난해에는 마케팅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기내 면세점에 입점해 인기를 끌었다"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이 보유한 피부과 병·의원 유통망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올해부터는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용 성형에 활용 가능한 줄기세포 추출 디바이스와 화장품 등 매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본업인 의약품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조 대표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고지혈증 치료제, 비뇨기과, 내과, 피부과용 약품 등 10여 개 신약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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