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 `기우뚱 오피스텔` 공사·감독 총체적 부실
입력 2018-01-23 14:38 

부산 '기우뚱 오피스텔'은 연약지반 보강작업 지시를 무시한 채 지어진 데다 바로 옆 신축아파트에서 안전대책 없이 터파기 공사를 하는 바람에 1m 이상 급격하게 기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감리자는 부실시공을 방조·묵인했고 공사현장 관리인을 허위로 등재하는 등 건축 과정에서의 관리·감독 역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오피스텔 시공사 대표 A 씨(61)와 시행자 B 씨(64), 감리자 C 씨(58)·D 씨(48)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관할 사하구청 공무원 E 씨(51)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시공사 대표 A 씨는 부산 사하구 D 오피스텔(9층·16가구)을 지은 데 이어 바로 옆에 신축 아파트(지상 13층·지하 1층 6개 동 275가구)를 짓는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공사로 오피스텔 건물이 최대 105.8㎝까지 기울어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오피스텔은 낙동강 하구 지역의 연약지반 위에 들어섰음에도 건물 하중을 견딜 만한 조치를 하라는 구조 기술사의 과업지시를 무시한 채 건축됐다.
연약지반을 보강할 작업에 필요한 지질조사를 하지 않았고, 건물이 도시철도와 2.5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사전신고 대상이었지만 이마저도 어기고 공사를 강행한 혐의가 확인됐다.
D 오피스텔이 기울어진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인근 신축아파트는 D 오피스텔과 거리가 7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침하현상을 막을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D 오피스텔과 신축아파트 공사의 부실시공이 진행되는데도 감리사들은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현장의 안전을 위해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할 현장관리인은 자격증만 빌린 관리인을 허위로 서류에만 올리고 실제로 현장에는 배치하지 않았다.
특히 신축아파트 설계자와 감리자가 동일인이고 시공자인 B 씨와는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드러나는 등 인적 유착도 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하구청 공무원 E 씨는 D 오피스텔과 같은 필로티 건축물의 경우 구조 안전성 심의를 위한 건축 구조분야 전문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고 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시정·보완,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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