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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그것만이 내 세상’ 최성현 감독 "윤여정 이병헌 박정민, 꿈만 같다"
입력 2018-01-23 07:02 
`그것만이 내 세상` 최성현 감독은 자신을 믿어준 이병헌에게 특히 고마워 했다. 사진I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최성현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두고, 배우들의 덕을 너무나 많이 봤다”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마디 한마디에서 배우들과 작품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왜 이 영화가 따뜻한 웃음이 만개하도록 완성됐는지 충분히 납득이 갔다.
지난 17일 개봉한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 모든 게 극과 극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다.
박정민과 이병헌, 그리고 윤여정까지. 진정 ‘신의 캐스팅 아닌가”라고 물으니, 나도 꿈만 같다. 기대도 못 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성현 감독은 가장 먼저 캐스팅 된 건 이병헌이었다. 백지 상태의 원고를 줬는데 대작도 아니고 내가 경험이 풍부하지도 않은데 앞뒤 재지 않고 출연한다고 해서 너무 놀라웠다. 농담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병헌이 ‘내부자들로 주요 상을 다 휩쓸고 있을 때라 온갖 원고(시나리오)들이 다 들어갈 때였는데 신기했고 고맙더라. 든든했다”고 회상했다.
17년간 떨어져 살던 친모(윤여정 분)와 재회한 조하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진태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사랑을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미숙한 조하, 형이 무섭지만 그런 형이 있어서 마냥 좋은 진태, 과거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조하를 두고 가출해야만 했던 엄마. 메인 캐릭터의 서사만 놓고 보면 한없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사실 영화는 정통 코미디에 가깝다.
모든 배우들이 정말 한결같이 훌륭하게 연기해 줬다. 내가 별로 할 일이 없었을 정도”라고 밝힌 최 감독은 그 중에서도 이병헌에게 최고 점수를 줬다.
편집이 다 끝날 때쯤 확실하게 느꼈어요. 편집 방향에 따라 다양한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 싶었죠. (이병헌씨) 얼굴에 너무나 다양한 표정들이 담겨 있어서 편집 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갈 수 있었어요. 건조하고 메말랐지만 애잔한 느낌도 나고…소스가 풍부한 거죠. 영화가 어떻게 나와도 어울릴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이 배우들이 왜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 그 가치를 절감했어요.”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히 ‘대세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윤여정. 그녀와의 작업은 어땠을까.
윤여정 선생님뿐만 아니라 그 경력의 분이라면 상식적으로 안 어려우면 비정상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전 신인감독이잖아요? 하지만 어렵고 조심스러운 것보다도 제가 어떤 말을 하든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연기해주시니 오히려 편했죠. 장면이 안 나와서 고민할 필요가 없는 거죠. 박정민 배우 역시 신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연기력을 보여줬고요. 제가 복이 많네요. 허허”
앞서 윤여정이 이병헌 박정민이 너무 잘해서 내가 못 한 게 두드러졌다”고 수차례 밝힌 것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후배들을 돋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신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최 감독은 사투리 미션은 촬영 전부터 어려운 도전이었고, 사실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본전치기다. 조금이라도 못하면 흠집이 나는 미션인데 그걸 어마어마한 노력을 투자하며 포기하지 않으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 내내 사투리 때문에 NG가 난 적은 없었다. 감정도 정확하게 전달해주셔서 어려운 부분이 전혀 없었다. 선생님께서 워낙 완벽주의자라 기술적으로 본인이 연습할 때처럼 안 나와서 속상해 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배우들이 입을 모아 시나리오를 칭찬한 것에 대해서는 신파에 치우치지 않게 건조하게 쓰려고 노력했고, 갖가지 요소들의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가장 애썼다. 개인적으로 엔딩이 가장 마음에 들고 배우들 역시 그 지점을 정확하게 연기해주고 정서를 공유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기뻐했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첫 작품에서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좋은 기운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기운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덧붙였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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