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900 탈환 관건은 셀트리온 3형제·게임株
입력 2018-01-22 17:33  | 수정 2018-01-22 19:35
셀트리온을 둘러싸고 주가 적정성 논란이 터지면서 코스닥이 이틀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장중 860선까지 밀리면서 과연 코스닥이 900선에 다시 안착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3형제의 반등과 타 업종으로의 순환매 여부에 따라 코스닥의 향배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90포인트(0.78%) 떨어진 873.09로 마감했다. 기관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지수가 미끄러졌다. 셀트리온(-2.50%)과 셀트리온헬스케어(-4.84%), 셀트리온제약(-5.94%) 등 '셀트리온 3총사'가 일제히 급락했고 티슈진(-1.84%), 메디톡스(-1.10%), 바이로메드(-0.47%) 등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 그룹주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조8868억원 증발해버렸다. 다만 일부 게임주와 유통주, 엔터주의 상승세에 힘입어 이날 코스닥지수의 하락률은 1% 미만에 그쳤다.
셀트리온 3형제의 시가총액이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17%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종목의 반등 여부에 따라 코스닥 지수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달아 셀트리온에 대해 매도(Sell)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국내 증권사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셀트리온 적정주가 또한 지난해 말 주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는 실적 등 펀더멘털이 아니라 수급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주가가 이미 적정주가를 벗어났기 때문에 다시 적정주가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셀트리온이 KOSPI200에 편입될 경우 1조원 이상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KOSPI200 편입 지연, 트룩시마 등의 미국 출시 지연 등은 단기적으로 투자에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관건은 다른 업종으로의 순환매 가능성이다. 이날 하락장에서도 더블유게임즈(+3.02%)와 위메이드(+1.97%), 로엔(+1.18%), CJ E&M(+1.17%), GS홈쇼핑(+0.93%), CJ오쇼핑(+0.31%) 등이 상승세를 기록하며 순환매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는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는데 게임, 엔터, 유통 등 다른 업종으로까지 온기가 퍼진다면 코스닥이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코스닥 상승률은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 오후 3시 30분까지 코스닥지수는 8.55%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38개 주요 지수 가운데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12.93%)와 아르헨티나 MERV지수(11.73%), 러시아 RTS지수(10.09%), 베트남 VN지수(8.70%) 등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 3년간 코스닥 지수의 등락률과 비교해도 올해 8%대 상승률은 이례적이다. 2017년과 2016년에는 각각 1.4%, 1.7%씩 지수가 떨어졌고 코스닥 시황이 좋았던 2015년에도 7.3% 오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최근 코스닥의 가파른 상승은 대내외 경제여건 개선보다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와 외국인이 각각 8595억원, 5245억원씩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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