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어서와 이런 편의점은 처음이지?…활어회부터 정맥결제까지
입력 2018-01-22 16:08  | 수정 2018-01-23 01:42
cu 센타프라자점 / 사진= BGF리테일
어서와 이런 편의점은 처음이지?…활어회부터 정맥결제까지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은 연 매출 20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점포 수도 3만 개를 넘어섰다. 편의점 1개당 인구수는 약 1,700명으로 편의점이 발달해있는 일본(약 2,400명)과 비교해도 너무 많은 점포가 존재한다. 편의점이 포화상태가 되어 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업계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편의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게가 생겨나고 있고,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편의점도 등장했다.

# 편의점에서 회를 떠준다고?



먼저 평창에 위치한 'CU 센타프라자점'은 편의점 내에서 회를 판다. 스키장 안에서 싱싱한 회를 구입할 수 있어 스키장 이용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로 오징어와 광어 등이 판매되고 있다. 물론 편의점 점주가 직접 횟감을 가져와 떠주는 방식은 아닌 편의점 안에 횟집이 입주해 있는 방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매장 안에 매장이 있는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으로 편의점은 공간을 내어주는 대가로 횟집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처럼 받는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생각을 했을까? 본 관계자는 "업주 분이 평창이 산지지역이다 보니까 해산물이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회사에 먼저 제안을 했다"고 답했다.

# 주차와 동시에 한 손엔 빵과 커피를…

cu 주차타워점 /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이 반드시 길거리에만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경기도 수원의 'CU 주차타워점'은 주차장 내에 있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주차를 한 뒤 도로변으로 다시 나갈 필요 없이 주차장 내에서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다. 1분 1초가 소중한 직장인들을 위해 편의점이 주차장 내로 진입한 것이다. 위치 뿐만 아니라 매대 구성도 일반 편의점과 달리 슬리퍼와 같은 사무용품으로 차별화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주차타워점은 아침 시간 매출이 제일 높다"며 "요깃거리 할 수 있는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가 많이 나가고 직장인이다 보니 커피나 음료 매출 또한 높다"고 전했다.

# 화장대·탈의실 있는 편의점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 / 사진= MBN


여대생들이 마음 편히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편의점도 있다.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에서는 '파우더 존(Powder Zone)' '피팅 존(Fitting Zone)' '스터디 존(Study Zone)'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본 서비스가 생겨난 이후 편의점 매출은 일반 편의점 때보다 30% 늘어났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서비스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준다. 또한, 이곳에서는 별도로 물건을 구입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편의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다. 본 학교에 재학 중인 박 모 씨(22)는 "여대에 딱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저를 포함한 주변 친구들도 자주 애용한다"고 말했다.

# 편의점에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한다?

GS25 파르나스타워점 / 사진= MBN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도 있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역에 위치한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는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멀티키오스크가 설치돼있다. 편의점 이용객들은 멀티키오스크를 통해 에어부산의 국내·국제선 항공권을 예약, 발권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구매보다 최대 5%까지 추가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편의점 직원은 "항공권 구매에 관심을 가지는 손님은 많지만 직접 구매하는 사람은 본 적이 드물다"고 설명했다. 한편 본 편의점은 의류를 살균·건조시킬 수 있는 스타일러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단순 소매매장에서 벗어나 생활서비스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 "무겁고 걸리적거리는 짐 나에게 맡겨라"…관광객·클러버를 위한 물품보관 서비스

cu 이태원프리덤점 / 사진= MBN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의 'CU 이태원프리덤점'은 물품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품보관소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짐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 불편함을 겪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4시간 운영된다는 장점 때문에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주말에 이태원 인근 클럽을 찾는 손님들이 물품보관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보관함 이용요금은 물품 크기에 따라 3시간 기준 소형 2,000원 / 중형 3,000원 / 대형 4,000원이다.

# 40代 "90년대 편의방을 떠올리게 해요" · 20代 "저렴하고, 음식 해먹는 재미가 있어요"

편의점 포차 / 사진= MBN


세대 불문 호평이 이어지는 이곳에는 편의점 형태의 진열대에 수많은 과자와 라면, 한강 둔치에서 볼 수 있는 라면 제조기, 군대 PX에서 볼 법한 먹거리(맛다시, 빅팜 등), 초등학교 하굣길에 들려 사먹었던 불량식품이 즐비해 있다. 그리고 손님들은 이곳에서 직접 요리를 하며 술을 즐긴다. 이곳은 바로 최근 대한민국 음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편의점 포차'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편의점 포차'를 찾는 걸까?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 포차에서 만난 20대의 한 여성은 "다른 술집에 비해 술 값이 저렴하다 보니 찾게 된다"면서 "말로만 듣던 '간파게티'(빅팜 소시지와 간짬뽕, 짜파게티를 섞은 음식)와 같은 군대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어 신기하다"고 전했다. 40대 남성은 "'편의점 포차'는 90년대 '편의방'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주머니 사정이 힘들었을 때 많이 찾았던 곳이 재현돼서 옛날 향수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편의점 포차 관계자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찾는 편의점 메뉴를 술과 연결시키다 보니 예전 편의방이 생각났다"며 "이를 모티브로 편의점 술집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편의점 형태의 변신은 소비자들의 요구(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 "난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한다!" 미래형 편의점은 아마 이런 모습?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 / 사진= MBN


치열한 서비스 전쟁 속에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형 편의점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 있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이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본 편의점은 손바닥을 센서 위에 올려놓아야 들어갈 수 있다. 음료의 냉장 효율을 높이기 위해 손님이 냉장 설비 앞에 설 때만 문이 열린다. 물건을 고른 뒤에는 360도 자동 스캔이 가능한 무인 계산대에 상품을 올려놓으면 된다. 이후 컨베이어 벨트가 자동으로 움직여 상품 바코드 위치와 상관없이 360도 전 방향 스캔을 통해 물건을 인식한다. 상품 스캔 완료 후에는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는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그 외 전자동 냉장 설비,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 전자 가격표, 스마트 CCTV 등 첨단 시스템이 적용됐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은 세계 최초로 손바닥 결제를 상용화시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었다.

그렇다면 무인편의점은 언제쯤 상용화가 가능할까? 아직까지 무인편의점이 길거리로 나가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보안적으로 해결되지 못 한 부분이 있다"며 "우선 테스트 단계에 있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을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추후 보완한 뒤 또 다른 오피스 건물 안으로 우선 무인 편의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편의점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치열한 서비스 경쟁 속에서 앞으로 편의점은 어떻게 진화하고 변화할지 기대되는 바이다.

[MBN뉴스센터 김민석 인턴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