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시의 인구가 1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베이징시 인구는 2170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2000명 줄었다. 베이징시 인구가 줄어든 것은 2000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이다.
방장쳰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중국 전역에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서부 대개발 등 지역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도농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대도시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일부 도시의 절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 대변인은 이어 "징진지(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일대가 각 지역의 특색과 기능에 맞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베이징이 수도의 지위에 맞지 않는 산업을 정리하고, 첨단산업 기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어 노동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가 줄었다"고 인구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징 시정부는 베이징을 '살기 좋은 깨끗한 국제도시'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2020년까지 인구를 2300만명으로 제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강력한 인구 억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4년부터 저소득층 거주지역의 공장·학교·도매시장 등을 시외로 이전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베이징시 외곽 임대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1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하층민 강제퇴거'에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베이징 시당국은 긴급 화재대책을 명목으로 저소득층 거주지에 전면적인 퇴거 명령을 내렸고, 수만명에 달하는 농민공이 터전을 잃었다.
앞서 2015년 상하이시에서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2015년 상하이 인구는 전년보다 10만명 넘게 줄어든 2415만 명을 기록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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