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자국 방산업체 겨냥한 美 금융제재 피하려 특수은행 설립"
입력 2018-01-20 17:09  | 수정 2018-01-27 18:05
"러시아, 방산업체 겨냥한 미국제재 피하려 은행 설립"

러시아 정부가 자국 방위산업체를 겨냥한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하려고 특수은행을 설립한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중앙은행 발표를 인용, 자본 순위 9위인 프롬스비야즈 은행이 "군산복합체 기업 지원을 위한 특수은행"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말 도산 위기에 처한 프롬스비야즈 은행을 인수했습니다. 프롬스비야즈 은행은 4개월간 러시아 10대 은행 중 중앙은행에 편입된 세 번째 은행입니다.

프롬스비야즈 은행의 자본 재구성에는 35억달러(약 3조7천4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프롬스비야즈 은행장에 미하일 프라드코프 전 총리의 아들이자 러시아 국영 브네시코놈뱅크(VEB) 부행장을 지낸 페트르 프라드코프가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러시아의 유럽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를 차단하는 등 금융, 방위, 에너지 등 부문에서 각종 경제제재를 가해왔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이 러시아 군사·정보기관과 연계된 러시아 방위산업체 등을 추가 제재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군산복합체 전담 은행 설립을 논의해왔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말까지 미 의회에 러시아 방위산업체와 관련 기관 등에 대한 추가 제재도 건의할 예정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몇 달간 자국 방위산업체와 거래하는 은행들을 분류하고 방위사업 입찰 공개를 제한해왔습니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미국의 제재대상 기업으로 분류될지 모르는 자국 기업들을 겨냥해 30억달러(약 3조2천억원) 규모의 국채 발행도 준비 중입니다.

이는 해외에 자산을 보유한 해당 기업들이 자산을 러시아로 가져오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FT는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이 해외에 보유한 자산을 러시아로 송환하라고 요구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말 할인율이 적용된 신규 국채 발행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애널리스트 알렉산더 다닐로프는 프롬스비야즈 은행이 스베르방크와 VTB 등 서방에서 자본조달이 제한된 러시아 국영 은행들로부터 방위산업 대출 업무를 넘겨받아 전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베르방크와 VTB는 금융제재로 인해 서방에서의 자본조달이 제한됐지만, 블랙리스트에 오르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다닐로프는 프롬스비야즈 은행이 푸틴 대통령 측근 소유 은행들로, 금융제재로 인해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결제 서비스가 중단된 로시야나 SMP 등과 유사한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프롬스비야즈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기존 업무를 계속할 것이며 올해 1분기 말까지 자본 재구성을 마치고 국유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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