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현송월은 누구…남북 '아리랑' 협연 성사되나
입력 2018-01-14 19:31  | 수정 2018-01-14 20:33
【 앵커멘트 】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북한은 예술단 파견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정치부 오지예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고위급 회담 이후 엿새 만에 다시 남북이 만나는데, 내일 나올 북측 인사 중에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포함됐어요. 어떤 인물입니까.


【 기자 】
네, 현송월은 대외적으로 북한에서 파격적인 신분 상승을 한 인사로 유명합니다.

준마를 탄 듯 씩씩한 여성을 그린 노래 '준마처녀'와 '장군님과 해병들'이란 노래로 크게 인기를 얻은 가수였는데요.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준마 처녀)
(장군님과 해병들)

【 앵커멘트 】
맑고 간드러진 목소리가 인상적이네요.


【 기자 】
네, 이렇게 유명 가수였던 현송월은 지난 2012년 모란봉악단 창단과 함께 단장으로 임명됐고, 돌연 지난 2014년 우리 대령 격인 대좌 군복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우리의 대통령 비서실에 해당하는 노동당 서기실 과장에 임명됐다는 설까지 나왔는데,

결국엔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 위원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 질문2 】
그런데 현송월은 백두혈통도 아니고, 거기다 40대 초반의 여성이지만 김정은의 신임이 꽤 두터워 보입니다.

【 기자 】
네, 그래선지 현송월의 당차고 여유 있는 성품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2년 전 악단을 직접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죠.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현송월 / 모란봉악단장 (지난 2015년 당시)
- "중국 인민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안고 중국 인민에게 우리 노래를 전해 드리려고 그래서 왔지. "

당시 모란봉악단 공연은 2,000명이 예약할 만큼 관심이 높았는데요.

하지만 불과 공연 3시간 전, 중국의 체제 선전 내용을 문제 삼자, 현송월은 현장에서 전격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3 】
그런가하면 현송월을 둘러싼 갖가지 염문설이 있는데, 먼저 '김정은의 옛 애인 중 한 명이다'는 이야기, 맞습니까.

【 기자 】
글쎄요,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대북 소식을 잘 아는 인사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히려 김정은과 현송월보다는 김정은과 현송월 남편이 가깝다고 말했는데요.

2000년대 초 김정은이 잠시 군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상관을 현송월에게 소개해줬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현송월은 김정은이 아닌 김정일의 애인이다, 또 김정은 부인 리설주와 은하수관현악단에서 만난 친분 덕분에 김정은의 신임을 얻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질문4 】
그래서 이 현송월이 우리 측에 도대체 어떤 요구를 할까요. 또 직접 모란봉악단을 이끌고 평창에 오는 겁니까.

【 기자 】
공연 형식은 북측이 단독으로 하거나 남북이 번갈아 가며 공연하는 방식, 그리고 아예 남북이 함께 하는 공연, 크게 3가지인데요.

북한이 단독 공연을 하더라도, 체제 선전과 주로 전자 음악을 해온 모란봉악단만 전면에 설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대신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 왕재산예술단 등 내로라 하는 북한 예술단이 합동 공연을 하는 겁니다.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 가운데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 대신 안정호 예술단 무대감독으로 바꾼 것도 음악·무용 등 북한의 예술을 종합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질문4-1 】
그럼 남북이 함께 무대에 오를 가능성은 없습니까.

【 기자 】
일단 포기하기엔 이른데요.

다만, 시간이 빠듯해 과거처럼 북한조선국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의 합동공연처럼 남북이 하나의 관현악단을 꾸리긴 어려워 보입니다.

대신 우리측 또는 북측의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공연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발레, 합창을 공연에 포함시켜온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우리 측 대표단에 포함된 점도 아마 남북의 공동 무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질문 4-2 】
그럼 오 기자, 남북이 합동 공연을 한다면 어떤 곡이 가능한가요.

【 앵커멘트 】
북측은 일단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선호하고요.

우리 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를 희망했지만, 무산돼왔는데요.

음악 마저 인식 차가 있으니 아무래도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북측이 강조하는 '우리 민족끼리' 주장에 미뤄볼 때, 아리랑이 연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내일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평창올림픽이 초점을 맞춘 세계 평화와 남북한 화해 조성에도 제격이라는 평입니다.

【 앵커멘트 】
'아리랑'이 평창에서 울려 퍼지는 감동이 꼭 실현됐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정치부 오지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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