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T 빈자리 철강·화학이 채워
입력 2018-01-12 15:53  | 수정 2018-01-12 19:14
지난해 코스피 랠리를 견인했던 전기·전자(IT) 업종이 올 들어 부진한 사이에 철강과 화학, 은행 업종이 빈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다 반도체 업황이 한동안 부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떨어진 여파다. 반면 그동안 저평가받던 철강과 화학 업종이 새롭게 부상했고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 업종 또한 큰 폭으로 성장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IT 업종 시가총액은 494조980억원에서 472조9995억원으로 21조985억원 줄어들었다. 불과 열흘 새 시가총액의 4.27%가 사라졌고 같은 기간 코스피 내 비중 또한 26%에서 24%로 떨어졌다. 반면 철강·금속 업종은 올 들어 시가총액이 56조5624억원에서 60조7266억원으로 4조1641억원 늘었다. 화학 업종 또한 164조1488억원에서 168조9966억원으로 4조8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들 업종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각각 7.63%, 2.95%에 달한다.
이 밖에도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활성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과 증권 업종 또한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은행 업종의 시가총액은 20조6327억원에서 21조8022억원으로, 증권 업종의 시가총액은 24조558억원에서 25조1468억원으로 각각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가총액 증가율로 따지면 은행 5.67%, 증권 4.54%를 기록했다.
최근 전기·전자 업종이 부진한 것은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3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지만 발표 당일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추격, 공급 물량 과잉 가능성, 미국 기업들의 특허권 침해 공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원화 강세에 발목이 잡혔다. SK하이닉스 또한 기관과 개인의 동반 순매도 속에서 이날 7만2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저평가받던 철강 업종은 이번엔 중국 덕분에 웃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하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환경규제 강화로 중국 내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하반기부터 철강 제품 가격이 뛰었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올 들어 16% 이상 급등한 포스코는 이날도 장중 38만9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화학 업종은 중국 춘제를 앞두고 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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