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BGF `지주사 굳히기` 1조 유증 나선다
입력 2018-01-12 15:53  | 수정 2018-01-12 20:43
BGF가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자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낸 가운데 향후 지주사인 BGF와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사업회사) 간 주가 향방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BGF가 BGF리테일에 대한 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지주사 가치는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BGF리테일은 오히려 실적 부진 이슈가 부각되며 주가 상승에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BGF리테일은 사업분할을 통해 재상장한 지난해 12월 8일 직후 편의점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친 바 있다. 반면 BGF는 변경상장 직후 주가가 하한가(가격제한폭)로 급락하는 등 BGF리테일과 대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GF는 1조916억원(7337만3638주) 규모 유상증자와 BGF리테일 주식 공개매수(518만6000주·주당 21만500원)를 동시에 실시해 BGF리테일 지분 30%를 확보할 방침이다. BGF리테일 주주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증자에 참여하는 BGF리테일 주주들로부터 현금 대신 BGF리테일 주식을 받는 방식이다. 사실상 지주회사 지분을 BGF리테일 주주들과 맞교환(스왑)하는 구조다.
BGF는 3월 8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시행한 뒤 신주 7337만3638주를 BGF리테일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BGF는 BGF리테일 주식을 불과 105주만 보유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 지분 20%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맞춰야 한다.
BGF는 BGF리테일 주주들과의 주식 스왑을 통해 아예 리테일 지분 30%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 지분 31%를 보유 중인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도 이번 유상증자에 본인의 BGF리테일 주식을 갖고 참여할 방침이어서 홍 회장의 BGF 지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홍 회장의 BGF 지분율이 종전 31.8%에서 74%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분 스왑을 통해 홍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BGF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마무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BGF리테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저인금 인상 등의 여파로 편의점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부진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BGF리테일은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36% 하락한 20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BGF는 1.75% 오른 1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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