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저평가 은행주 고공행진…하나·KB 실적 쌍두마차
입력 2018-01-11 17:37  | 수정 2018-01-11 19:24
수년간 저평가에 시달렸던 대형 은행주들이 약진을 시작했다.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데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 등 10개 은행주의 시가총액 합계는 96조1848억원으로 지난달 11일(87조174억원) 대비 10.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이 1607조9434억원에서 1624조570억원으로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이들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1.0배에 미치지 않는 만큼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기대된다.
은행주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하나금융지주다. 2016년에는 하반기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해 실적이 주춤했지만 2017년에는 역대 최대 실적이 예고됐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더불어 SK하이닉스 지분 매각,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등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하나금융지주의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1조9454억원으로 직전 연도(1조3305억원) 대비 46.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운용수익률 제고에 의한 NIM 개선 등으로 2018년에도 이익 개선 추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라며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중장기적인 배당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B금융 또한 지난해 3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권 가운데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의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전망치는 3조3575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56.6%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원화대출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손해보험과 캐피탈의 완전 자회사 편입에 따라 비이자수익도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3%대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고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도세 최고세율 상향, 신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DSR) 도입 등 부동산 규제 기조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은행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또한 일부 은행의 경우 4분기 희망퇴직과 성과급 지급으로 인해 순이익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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