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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박정민 명품연기로 꽉 채운 120분
입력 2018-01-11 13:47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박정민
[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이병헌과 박정민이 형제로 만났다. 믿고 보는 두 배우가 환상적인 시너지로 120분을 꽉 채웠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때 잘 나가는 복서였지만 지금은 전단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조하는 우연히 17년 동안 떨어져 살았던 엄마(윤여정 분)와 재회하게 된다. 오갈 데 없던 조하는 당분간 엄마의 집에서 머물게 됐고, 난생처음 보는 동생과의 낯선 생활을 시작한다.

동생 진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어 하나부터 열까지 보살핌이 필요하다. 늘 순수한 얼굴의 진태는 게임과 라면이라면 눈빛을 반짝인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피아노다. 한 번도 피아노를 배워본 적 없지만 천부적인 재능으로 수준급 피아노 실력을 자랑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박정민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두 형제가 서로를 만나 조금씩 변화한다. 영화 속 모두가 결핍을 안고 살아가지만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한다. 마음을 다친 이들이 서로에게 희망이 돼주며 보듬고 품어줬다.

영화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로 관객들에 따뜻하게 다가간다. 다만 영화의 전개는 다소 신선함이 떨어진다. 모르고 살았던 가족의 존재, 함께 살면서 융화되는 형제, 부모의 부재 등 그동안 많이 봐왔던 소재로써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게다가 후반부로 치닫을수록 예상 가능한 스토리 라인은 다소 집중력을 흐트렸다.

그럼에도 ‘그것만이 내 세상은 정통으로 파고든다. 예견된 웃음과 슬픔이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특히 관객들을 120분 간 끌고 간 데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따랐다.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 없는, 작품 속에서 이름 석 자의 가치를 드높이는 배우 이병헌의 연기는 이번에도 엄지를 치켜세우게 한다.

앞서 다양한 작품에서 무겁고 강렬한 캐릭터로 분했던 그가 이번엔 동네 흔한 형으로 변신했다.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아낌없이 발산했다. 겉으로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은근히 속정 깊은 반전 매력을 가진 조하 역을 통해 맛깔나는 코믹 연기와 깊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진태 역을 맡은 그는 말투와 표정, 손동작 하나하나에도 섬세함을 기해 캐릭터의 현실성을 높였다. 또한 영화 속 완벽한 피아노 연주를 위해 끊임없는 연습을 거쳐 CG없이 고난도의 피아노 연주를 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두 아들을 연결하고 보살피는 엄마 주인숙 역의 윤여정은 그동안 보여줬던 세련된 모습에서 벗어나 모두의 엄마를 떠오르게 하는 친근한 모습으로 변신, 대사 하나하나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붙들었다. 특히 후반부에서 윤여정의 열연은 눈물샘을 자극하며 깊은 울림을 안긴다.

‘그것만이 내 세상 오는 18일 개봉.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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