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호영 특검팀 "120억원 외 다스 비자금 발견못해"…2008년 수사내용 처음 공개
입력 2018-01-09 23:05 

정호영 전 BBK 의혹사건 특별검사(69·사법연수원2기)는 2008년 다스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120억원'에 대한 수사를 덮었다는 의혹에 대해 9일 당시 수사내용을 공개하고 "경리 직원의 횡령금으로 판단한 120억 외에 다른 (수상한) 자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당시 특검 수사결과 발표에서 빠진 내용으로 특검이 해당 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 전 특검은 이날 11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2008년 특검 수사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당시 특검 수사 대상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차명소유 △BBK 차명소유 △서울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등 크게 세 가지였다. 다스와 관련해선 '다스 지분 주식을 이 전 대통령이 차명소유했는지 여부(공직자윤리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쟁점이었다.
정 전 특검에 따르면 당시 법원은 특검이 청구한 다스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기각했다. 검찰 수사기록상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차명소유했다는 의혹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특검은 다스 측의 동의를 얻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씨가 다스의 대표이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이 전 대통령의 경영 개입 정황은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 전 특검은 또 "다스의 계좌추적 결과 경리직원 조모씨(여)가 무단으로 법인 자금 110억원을 횡령해 협력업체에 근무했던 이모씨를 통해 이를 차명관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자로 불어난 15억원과 조씨 등이 사용한 5억원 등을 감안하면 발견한 금액은 총 120억원이다.
정 전 특검은 "당시 특검이 발견하지 못한 일부 금액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면서도 "특검이 밝힌 금액은 120억원이고 그외 (수상한 자금을) 의도적으로 숨긴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를 횡령 혐의로 구속할지 논의했으나 '특검이 수사대상과 관련없는 범죄사실을 수사한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될 수 있다고 보고 청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신 관련자 수십명을 철저히 조사했고 조씨 말처럼 단독범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어서 수사결과 발표에 포함하지 않고 검찰에 자료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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