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견제 톡톡히 받는 화웨이…AT&T 스마트폰 판매계약 취소
입력 2018-01-09 14:56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미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심해지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 업체인 화웨이의 미국 진출이 또다시 좌절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AT&T가 올해 초부터 미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판매한다는 합의를 백지화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AT&T와 화웨이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2018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스마트폰 판매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화웨이는 AT&T와 손잡고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복안이었다. 메이트10은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셋 '기린970'을 탑재한 제품으로, 화웨이는 메이트10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폰 시장 1위인 미국에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었다.
AT&T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취소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화웨이 대변인은 "화웨이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결함 없는 프리미엄 기기로 역량을 증명했다"며 이번 결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AT&T의 이번 결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중 정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2012년 10월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통해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금융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의 미국 송금서비스 기업 머니그램 인수도 막았다. 미군을 비롯한 미국 시민들의 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에도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캐년브리지캐피털파트너스의 래티스세미컨덕터 인수에 대해 CFIUS의 승인 거부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중단시킨 바 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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