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故김주혁 유작 ‘흥부’, 그리운 구탱이형의 귀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모두가 그리워했던 배우 고(故) 김주혁, 우리의 구탱이형을 스크린으로 다시금 만난다. 그의 유작인 ‘흥부 배우들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고인을 회상하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조근현 감독은 9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조근현 감독) 제작보고회에서 '흥부전'은 굉장히 해학적이다. 블랙코미디이기도 한데, 그 지점을 잘 살리고자 했다. 당시 백성들이 꿈꿨던 희망, 소망이 지금과 비슷하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영화는 작자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특히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김주혁의 유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김주혁은 극 중 힘든 백성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인 조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조근현 감독은 김주혁은 한 번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였는데 고맙게도 출연을 결심해줬다. 사실 당시 김주혁은 '흥부' 결정을 쉽사리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감독은 김주혁이 제안을 받고 난 다음날 아침 나를 찾아 왔다. 밤을 새고 왔다고 하더라”라며 같이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더라. 그때는 서로 조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다 싶어 ‘같이 하자고 제안 했고 ‘알겠다고 시원스럽게 약속을 하고 돌아갔다. 한 번 결정을 하고 난 뒤에는 굉장히 집요하게 캐릭터를 파고들었다. 천상 배우”라고 추억했다.

고인과 호흡을 맞춘 정우는 이날 사극이라는 장르가 처음이다. 좋아하는 장르이고 욕심이 나기도 했지만 선뜻 다가가기 쉽지는 않았다”면서 다양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쉽게 못했는데 김주혁 형이 한다고 해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촬영 과정 역시 쉽지 않았는데 김주혁 형과 촬영했던 게 아직도 많이 기억난다. 후배인 나를 많이 안아주고 묵묵히 응원해준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영화에서 여러 장면이 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김주혁 형이 하는 내레이션이 있다. 주혁 형의 목소리, 말 등 그 지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그리움을 드러내 주변을 먹먹하게 했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한 배우 정상훈은 ‘흥부를 제가 아는 백미경 작가가 쓰신 줄 몰랐는데 너무 재밌더라.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해 바로 전화를 드렸다”고 출연 비화를 전하기도.
그는 ‘품위있는 그녀는 백미경 작가님이 써서 잘됐다. 인연이 닿아 다시 백미경 작가님의 작품을 하게 됐고 그래서 더 열심히 임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진영은 ‘흥부는 우리가 최근에 겪은 여러 사회적 흐름과도 겹칠 것”이라며 지금은 다른 세대가 됐지만 감옥에 간 인물들이 내가 연기한 캐릭터와 비슷하다. 그분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지난 정권 국정농단 세력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고전소설 '흥부전'을 새로운 관점과 설정으로 재해석한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다. 정우, 김주혁,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천우희, 진구 등이 출연한다. 오는 2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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