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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차기회장 이달 말께 확정…김정태 3연임 성공 여부 주목
입력 2018-01-09 12:11  | 수정 2018-01-09 16:36

금융권에서는 오는 3월 임기 만료하는 김정태(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현 분위기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 상태지만 금융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과 노조 반대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내부 인사 8명, 외부 인사 19명 등 총 27명으로 회장 후보군을 꾸렸다. 이번 회추위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셀프연임' 발언 등으로 김 회장이 빠졌다. 이에 따라 윤종남 법률사무소 청평 대표 변호사(이사회 의장)를 비롯해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송기진 전 광주은행장·김인배 이화여대 교수·윤성복 전 삼정회계법인 부회장·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등 7인의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이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회추위에서 엄선해 관리한 후보군 외에 헤드헌터사를 통해 외부 인사 추천을 받고 고위직 퇴직 임원들까지 포함한 후보군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후보군에는 김정태 현 회장과 김병호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내부인사와 함께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전 외환은행장),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전 외환은행장·하나금융 부회장),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경쟁 구도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이다. 사실상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중론이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성공적인 합병과 함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40% 이상 올려 놓는 등 연임 이후 경영지표를 크게 개선 시킨 것이 주된 업적으로 꼽힌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지배구조 문제가 변수로 작용, 예상 외의 후보군이 구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 회장측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최대한 낮은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실례로 최근 김 회장을 회추위 의결권 뿐 만 아니라 구성단계부터 아예 제외시킨 것이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회장 후보군을 추천해 몇 년 뒤 있을 회장 인선 절차를 준비했는 데 이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의 입김이 세게 작용해 경쟁구도를 약하시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과 2015년 열린 회추위에서 마땅한 후보자가 없는 상태에서 김정태 회장을 단독 추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회장 선거에서도 김정태 회장의 영향력이 워낙 강해 사실상 연임이 확정적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다만 지배구조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노조와의 크고 작은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최근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내 증권사에 김 회장의 아이카이스트 관련 부실대출·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관련 인사비리 등의 의혹을 의견서 형식으로 담아 제출했다.
노조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바탕으로 하나금융그룹 전체를 마치 김 회장 1인 회사인 것처럼 경영하고 있다"면서 "국민연금과 ISS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해 회추위에 제대로 된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하나금융지주 주식의 9.64%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ISS의 자문내용은 실제 주주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회추위는 향후 후보군에 대한 심층평가와 평판조회 등을 거쳐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추려내고, 심층 인터뷰와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빠르면 이달 말께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작업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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