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피임약 주고 100㎞ 행군…국민銀 신입 연수 논란
입력 2018-01-08 22:30 
KB국민은행이 신입사원 연수 중 100㎞ 행군 프로그램을 앞두고 여자 직원들에게 피임약을 권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행군 날짜와 생리주기가 겹치는 불편을 피하고자 하는 직원들에게 요청에 따라 나눠줬을 뿐 강요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진행된 신입사원 연수의 일환으로 이틀간 100㎞를 걷는 행군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행군을 앞두고 은행 측은 여자 신입사원들을 따로 모아 "생리주기가 겹치면 힘들 것 같아 피임약을 준비했으니 필요하면 요청하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피임약을 받아갔다.
국민은행 측은 "피임약 지급은 자발적으로 요구한 경우에 나눠준 것이고, 건강상 행군하기 어려운 사람은 빠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입사원이 연수에 선뜻 빠지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군대식으로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조직문화 교육 등의 명분으로 업무와 무관한 행군·극기훈련을 연수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곳이 많다. 2014년에는 신한은행 측이 신입사원에게 '기마자세'를 시킨 일 등이 알려져 지탄을 받았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이번 사례뿐 아니라 업무 과정에 여전히 군대식 문화가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 차원에서도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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