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흥국 자금 쏠림 `후폭풍`…원화값 장중 1050원대
입력 2018-01-08 17:46  | 수정 2018-01-08 19:54
달러당 원화값이 8일 장중 한때 1050원대까지 치솟으며 원화 강세가 이어졌다. 원화값이 1050원대까지 오른 것은 2014년 10월 31일(1052.9원) 이후 3년2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고점 기준 1058.8원을 기록했다. 이후 외환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원화값을 끌어내리며 1066.0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1062.7원)보다 3.3원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꼽힌다. 투자 자금이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 자산에 쏠리고 있어서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917억원을 순매수했다.
장중 위안화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신흥국 통화를 대표하는 위안화와 원화는 통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CFETS)는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83위안 낮춘 6.4832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0.13% 높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5월 3일(6.4565위안) 이후 위안화가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가부도 확률을 보여주는 CDS프리미엄(5년물)은 지난해 9월 이후 70bp 내외에서 움직이다 지난 5일 기준 47bp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6월 14일(49bp)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구체적인 움직임에 대한 예측에는 차이가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달러당 원화값은 106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원화 강세가 지속된 만큼 1분기 중 원화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후에는 점진적 원화 강세 기조가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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