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4분기 실적 훈풍 예고…영업익 62% `껑충`
입력 2018-01-04 17:46  | 수정 2018-01-04 19:47
막오른 어닝시즌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이 다음주 막을 올릴 예정인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오면 유가증권시장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개별 종목 주가 등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은 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80곳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점검했다. 이들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총 47조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기순이익은 35조5209억원으로 154%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473조8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나는 데 그쳤음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한 것은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67조447억원, 영업이익 15조9507억원 등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영업이익은 7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예상이 적중한다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사상 최대 영업이익 돌파 행진을 3분기째 이어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엔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액 8조9785억원, 영업이익 4조2837억원으로 각각 67.6%, 178.9%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20조2344억원가량으로 조사 대상 180개 상장사 영업이익의 43%를 차지한다.

다만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는 최근 다소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부문의 특별상여금 지급,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등도 부정적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9일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이날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우세하다.
남대종 KB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에도 D램을 중심으로 평균 판매단가 증가율이 예상을 웃돌았다"면서도 "향후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이 밖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포스코가 가장 돋보인다. 포스코는 4분기 영업이익(컨센서스 기준)이 1조2700억원을 상회하며 전년 대비 170% 가까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가격 강세로 해외 철강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며 "4분기에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주가는 이날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중 한때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3위를 찍기도 했다.
LG전자도 재작년 4분기 영업적자 충격에서 벗어나 지난해 4분기에는 4500억원가량 흑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 하락의 충격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64%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업종별로도 희비 쌍곡선이 명확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먼저 게임·소프트웨어 업종은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1%나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업종에 속한 9곳의 영업이익은 총 3조1000억원으로 239% 늘어난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고 증권사 등 자회사 실적도 개선된 덕분이다. 증권과 건설업종은 4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제약과 섬유·의복, 식료품, 기계 등도 전년 대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조선, 자동차 부품, 전력, 백화점, 음료, 디스플레이 업종 등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며 우울한 실적 시즌을 보낼 전망이다.
조선업종 5개사 실적을 합해 보면 지난해 4분기에 1300억원가량 영업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빅3 조선업체의 매출액 합산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침체 영향으로 백화점, 음료, 도·소매 업종도 이익이 큰 폭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신흥국 경기 회복과 맞물려 석유화학, 철강 등 수출주 실적 증가가 기대되고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금융주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헌철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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