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락앤락·휴젤…PEF 인수기업 잘나가네
입력 2018-01-04 17:34 
◆ 레이더M ◆
최근 증시 고공 랠리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사모투자펀드(PEF)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 주가 고공행진이 눈에 띈다. PEF가 기업 경영에 적극 참여해 경영 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고수익' PEF 보유 기업으로는 락앤락, 휴젤, 한온시스템, 쌍용양회 등이 꼽힌다.
4일 락앤락 주가는 전일 대비 3.12% 내린 2만4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락세에도 락앤락 주가는 인수 본계약이 이뤄졌던 지난해 8월 25일 종가 1만2950원 대비 91.51%나 급등한 수치다. 지난해 6월 5일 본계약이 이뤄진 휴젤은 이날 55만원에 거래를 마감해 계약 시점 당시보다 주가가 8.16% 올랐다.
이 밖에 한온시스템 주가는 인수 본계약 시점인 2014년 12월 18일 9630원에서 이날 1만3300원으로 38.11%, 쌍용양회는 계약 시점인 2016년 1월 22일 1만5134원에서 이날 1만8250원으로 20.59% 주가가 상승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PEF가 기업 경영 효율화를 이끌어 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 때문이다.

락앤락을 인수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대표 사례다. 어피너티는 KKR와 컨소시엄을 이뤄 OB맥주를 인수한 뒤 2014년 벨기에 AB인베브에 이를 재매각하며 4조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이뤄진 PEF 딜 역사상 최고 매각 차익으로 꼽힌다.
이뿐만 아니라 어피너티는 로엔엔터테인먼트 거래를 통해서도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어피너티는 2013년 9월 로엔엔터를 SK그룹에서 3000억원가량에 인수한 후 2016년 1월 카카오에 이를 1조5000억원에 재매각했다. 2년4개월 만에 수익률 400%를 올린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어피너티의 과거 회수 실적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락앤락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휴젤 역시 마찬가지다. 베인캐피털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를 유니레버에 3조2289억원에 매각하며 조단위 매각 차익을 냈다.
PEF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털은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이 20%를 웃돌며 글로벌 톱10 PEF로 꼽히는 곳"이라며 "특히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020년 이후께부터 경영 성과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휴젤은 코스닥시장 상장 벤처기업부 소속으로 분류된 덕분에 향후 정부 정책 수혜주로도 꼽히고 있다.
PEF운용사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공동으로 인수한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공조 부문 글로벌 톱기업으로서 입지를 바탕으로 전기차 수혜주로까지 꼽히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다롄, 충칭과 미국 오하이오,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친환경차 신규 수주 증가 추세 유지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역시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쌍용양회도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이외에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포스화인 등 시멘트 관련 기업에 대한 집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한편 시멘트 업계의 전반적인 구조 개편도 이끌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PEF 보유 기업은 대표 고배당 기업으로 꼽힌다는 점도 장점이다. PEF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통상 인수금융을 활용하기 때문에 해당 대출 이자 등을 내기 위해 고배당 정책을 펼친다. 고배당 정책으로 인해 다른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주가 하방 경직성도 높다.
이런 까닭에 PEF 보유 기업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PEF는 고수익을 올리는 대표 펀드지만 소수의 대형 글로벌 기관투자가 자금만 받는다. 일반인의 투자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PEF 보유 기업 주식을 사는 방식이 고수익 PEF에 투자하는 간접적인 수단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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