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 서울올림픽 당시 시가총액이 1조원대였던 삼성전자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현재 329조원대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에만 주가가 41% 오르면서 시총이 75조원가량 불어났다.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인텔을 누르고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삼성전자가 올해도 국내 증권사에서 최선호주 중 하나로 꼽힌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와 달리 견조한 반도체 수급으로 삼성전자가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채택률이 높아지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는 매출 271조1632억원, 영업이익 66조1574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전망인데, 올해는 6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3개월간 보고서를 낸 국내 증권사는 모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로 60조원 이상을 써냈다. 매경비즈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1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유망 종목 5개 중 하나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실적 개선을 주도하겠다"면서 "시장의 우려와 달리 반도체 업황은 공급제약과 서버수요로 견조할 전망이고, 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OLED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은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와 반도체 부문, 디스플레이(DP) 부문으로 나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개선 전망의 배경에는 반도체 부문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사업부문 중 가장 큰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기준 5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체 분야의 강자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모두 1위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D램과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추정치는 각각 44.5%(322억900만달러와 38.3%(205억2900만달러)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보여줬던 강한 모멘텀은 둔화되겠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업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절대적인 숫자 자체는 우상향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 애플 전용 6세대 플렉시블 OLED 7개 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경쟁사들이 스마트폰용 OLED 라인 확충에 나섰지만 아이폰X용 패널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 중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OLED 신규 생산라인의 수율 향상으로 독과점적 지위를 유지해 분기당 2조원 이익 시현 가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3분기 OLED(플렉서블+리지드) 시장점유율은 97.8%에 달한다.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는 수출 비중이 높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초 예상보다 환율이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연간 환율은 1100원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환율 우려가 주가나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PS를 고려한다면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회차까지 보통주 259만주, 우선주 64만8000주를 소각했다. 4회차 자사주·매입 소각은 이달 중 완료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9% 늘어나는데 EPS 증가율은 약 28%에 달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일 수 있지만 EPS가 20% 이상 늘어난다는 건 매력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김제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