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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헤지펀더] 사모펀드 샛별 `디에스자산운용`…수익률 40% 넘긴 알짜펀드 6개
입력 2018-01-02 17:55  | 수정 2018-01-03 17:55
2016년 초 추운 겨울날의 일이다. 투자일임사에서 막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로 옷을 갈아입은 디에스자산운용이 새로 내놓은 펀드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큰 뼈대는 세워 놓았는데 문제는 펀드 이름이었다.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참신한 이름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직원 한 명이 도발적인 제안을 한다. 한자로 한 글자씩 펀드명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졌던 아이디어는 사내 회의를 통해 회사 공식 의견으로 채택된다.
2016년 2월 이후 디에스 수(秀), 디에스 복(福), 디에스 현(賢), 디에스 정(正), 디에스 지(智), 디에스 승(昇), 디에스 진(珍)을 비롯한 한자 펀드 10인방이 차례대로 나온 배경이다. 이름처럼 빼어나고 복 있고 바르게 그리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투자 철학에 입각해 돈을 불리겠다는 회사 철학을 담은 것이다.
이렇게 내놓은 한자 펀드 시리즈는 지난해 사모펀드 시장을 뒤흔드는 메가톤급 수익률을 줄줄이 기록했다. '디에스 진'은 지난해에만 수익률 53.5%를 기록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디에스 정'이 뒤질세라 수익률 52.0%를 찍었다. '디에스 현'이 수익률 48.4%로 질주했고, '디에스 승'과 '디에스 수'가 각각 수익률 42.3%와 41.4%로 뒤를 받쳤다. 수익률 40.0%로 막차를 탄 '디에스 복'까지 합쳐 한자 펀드 10인방 중 40% 이상 고수익을 기록한 펀드만 6개에 달한다. 지난해 7월 나온 '디에스 고'와 8월 나온 '디에스 명' 역시 6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투자자에게 각각 6.3%와 12.1%의 수익을 돌려줬다.
펀드 변동성을 낮게 설계해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주로 파는 비욘드M 펀드 역시 지난해 7월 설정 이후 12월 말까지 수익률 7.8%를 기록했다. 나오는 펀드마다 연속 안타 출루를 이어간 덕에 2016년 3988억원이었던 회사 운용자산은 지난해 6391억원으로 1년 만에 60.3%나 증가했다.
위윤덕 디에스자산운용 대표는 "펀드매니저 간 협업 체계를 잘 갖춰 오를 주식을 미리 내다보고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이 적중했다"며 "시기를 타는 테마주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디에스자산운용은 여의도에서 손꼽히는 '바이앤드홀드' 전략을 갖춘 운용사로 꼽힌다. 위 대표는 "사모펀드가 주로 롱숏 전략(오를 것 같은 주식을 사고 내릴 것 같은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내는 방식)에 치중돼 있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성장 기업에 장기 투자해 복리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 운용 철학"이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철학 아래 한자 펀드 10인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코스피 대형주를 바탕에 깔아놓고 중소형 화학주, 게임주와 시멘트주에 분산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여기에 디에스자산운용의 핵심 강점인 '프리 IPO 투자' 역량이 빛을 더했다. 상장 전인 업체에 투자해 상장 이후 큰 폭의 수익률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디에스자산운용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장덕수 회장은 산업은행 계열사였던 산업증권을 통해 투자업계에 입문해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쳤다. 창업투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시절 벤처 투자에 눈을 떠 유명세를 얻었다.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그와 함께 동거동락했던 창투사 대표 다수가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 회장이 '프리 IPO' 시장에서 넓고 깊은 인맥을 자랑하는 배경이다. 장 회장이 '프리 IPO' 시장에서 넓고 깊은 인맥을 자랑하는 배경이다.

실제 지난해 주요 펀드에 비중 있게 담아놨던 정보기술(IT) 업체 브이원텍이 7월에 상장하면서 펀드 수익률을 짭짤하게 끌어올렸다. 디에스자산운용은 브이원텍 투자로만 투자수익률 약 400%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디에스 현'과 '디에스 정'을 비롯한 디에스자산운용 펀드는 브이원텍 상장 이후 곧바로 수익률 그래프가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위 대표는 "회사와 장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비상장 업체를 합쳐 100여 개에 달한다"며 "프리 IPO 시장에 접근할 수 없었던 개인투자자들은 디에스자산운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가동에 돌입한 '멀티 매니저 운용' 시스템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회사 운용자산이 많지 않던 투자자문사 시기에는 펀드매니저 한 명이 전권을 가지고 포트폴리오 전체를 관할하게 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고 지켜봐야 할 시장이 많아지자 펀드매니저 역량과 운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30%포인트 넘게 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디에스자산운용 이름을 믿고 투자 결단을 내린 것인데, 어떤 매니저를 만나느냐에 따라 돌려받은 수익률 괴리가 지나치게 벌어진 것이다. 이제는 매니저 여러 명이 복수의 펀드를 관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됐다.
디에스자산운용은 이달 DB금융투자와 함께 새로운 비욘드D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에 출시된 펀드가 투자자 모집에 모두 성공해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 달라는 시장 수요가 커졌다. 중소형주 위주 장세가 돌아올 것이란 판단 아래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올 초 출시할 계획이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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