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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소망] 26년 만에 우승…롯데 ‘限’ 풀 수 있을까
입력 2018-01-01 05:51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삼성동 오리토리움 코엑스에서 열렸다. 롯데 이대호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18년 캐치프레이즈는 ‘도전 2018이다. 2017년 ‘도약 2017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5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던 롯데이기에, 도전이라는 의미는 의미심장하다.
롯데는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구단이름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팀이다. 당시 6개 팀 중 프로원년 우승팀인 OB베어스는 1999년부터 그룹이름인 두산 베어스로 바뀌었다. MBC청룡은 1990년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에 매각돼 LG트윈스로, 해태 타이거즈는 2001년 중반 기아자동차에 매각돼, KIA타이거즈로 주인이 바뀌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로 여러차례 주인이 변하다가 2007시즌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후신임을 자처하는 넥센 히어로즈는 엄밀히 말하면 당시 해체된 현대의 선수단을 받아 창단한 신생구단이라, 삼미부터의 역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어쨌든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구단이지만, 롯데는 성적 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삼성이 2010년대 초반 프로야구 최초의 통합 4연패 구단이 된 것과는 정반대다. 롯데는 1989년부터 바뀐 단일리그 체제에서는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험이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1984년, 1992년이다. 2000년 이후에 창단해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는 넥센, NC다이노스, kt위즈를 제외하고는 우승한지 가장 오래된 구단이 바로 롯데다. 롯데는 2017년도 정규시즌 3위, 준플레이오프 탈락에 그치며 25년째 우승을 하지 못한 구단으로 남게 됐다.
‘도약을 내세웠던 롯데는 2017년 구단 역사상 최다승(80승)을 거두는 등 말 그대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앞두고 6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35)가 중심을 잡았다. 무엇보다 롯데는 리그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했다. 12승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한 영건 박세웅(22)과 후반기 무패행진을 쓴 브룩스 레일리(29), 베테랑 송승준(37)이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선발진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불펜진은 세이브왕을 차지한 손승락(35)을 중심으로 박진형(24), 조정훈(32)이 필승조를 구축하며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롯데의 2017년은 신구 조화를 이루며 가을야구에 진출했기에, 2018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오프시즌에서도 롯데는 공격적 행보를 보인다.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가 생겼다. 최대어로 꼽혔던 내부 FA 손아섭(29)을 4년 총액 98억원에 붙들었고, 배테랑 내야수 문규현(34)도 계약했다. 외부 시장에서는 외야수 민병헌(30)을 4년 총액 80억원에 잡았다. 반면에 안방마님 강민호(32)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2016시즌 이후 FA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황재균(30)도 kt로 갔다. 당장 주전포수가 사라졌다. 강민호의 이탈로 타선도 헐거워지게 됐다. 3루수는 2년 연속 무주공산이다. 두 포지션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 구도를 통해 주인이 정해질 전망이다. 롯데의 대권 도전은 결국 불확실한 자리에 대한 퍼즐 채우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오래 우승하지 못한 팀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롯데에게 한으로 남아있다. 2018년 26년 만에 우승을 통해 한풀이를 나설 수 있을지 롯데는 간절히 소망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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