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美법인세인하 수혜株
올해 1월부터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미국 세제 개혁 법안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주를 찾으려는 투자자 발길이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 주가가 법인세 인하 효과를 선반영하며 빠르게 상승 중인 가운데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도 훈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시장으로 국내 증시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일부 대형주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부터 시행되는 미국 세제 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대폭 낮추는 게 핵심이다. 국외 자금을 자국으로 들여올 때 부여하는 송환세는 기존 35%에서 15.5%로 낮추기로 했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도 39.6%에서 37%로 낮아진다. 법인세 인하는 1986년 레이건 행정부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세제 개편이 적용되면 기업들이 세제 감면 효과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간 1조달러 넘게 기업들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뉴욕 증시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세제 개편으로 일부 한국 기업도 혜택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현지 법인 실적 비중이 높은 기업은 세제 감면에 따른 순이익 증가를 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높은 두산밥캣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 및 넷마블 이노션 동원산업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세제 개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주요 기업 중에선 매출 중 90% 이상이 미국 법인에서 발생하는 두산밥캣이 주목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2조8985억원을 기록한 두산밥캣은 미국 법인에서만 매출을 2조6255억원 올렸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올해 유효 법인세율은 38% 수준으로 추정됐는데, 세제 개편 이후 28%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올해 순이익 추정치도 기존 추정치보다 16%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휠라코리아와 순이익 중 78%가 미국 법인에서 나오는 동원산업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IT 업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신·미디어업체 이노션 역시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30%를 상회한다.
미국에 법인을 두거나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한 일부 코스닥 상장사도 세제 개편에 대한 기대를 높여가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미국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며 국외 매출 비중 역시 높다. 솔고바이오, 시큐브, 파인텍 등 코스닥 기업들은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진출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국 기업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는 다산네트웍스와 바디텍메드도 현지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에 따른 직접적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법인세와 송환세 인하 등으로 투자금에 대한 리쇼어링(외국에 있는 자본을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현실화하면 장차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는 한국 증시에 불리한 대목이다. 세제 혜택으로 미국 내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면 국외 투자금이 미국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데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리쇼어링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 세제 개혁 법안이 통과된 이후 코스피 시총 상위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20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삼성전자에 3097억원에 이르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몰렸고, SK하이닉스(740억원), KB금융(267억원), 현대모비스(261억원) 등도 외국인 매도 물량이 컸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미국 세제 개편안은 외국에 있던 자산이 미국 국내로 들어올 길을 터준 것"이라며 "신흥국 증시에 유입됐던 자금이 돌아가는 리쇼어링 현상이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1월부터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미국 세제 개혁 법안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주를 찾으려는 투자자 발길이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 주가가 법인세 인하 효과를 선반영하며 빠르게 상승 중인 가운데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도 훈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시장으로 국내 증시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일부 대형주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부터 시행되는 미국 세제 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대폭 낮추는 게 핵심이다. 국외 자금을 자국으로 들여올 때 부여하는 송환세는 기존 35%에서 15.5%로 낮추기로 했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도 39.6%에서 37%로 낮아진다. 법인세 인하는 1986년 레이건 행정부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세제 개편이 적용되면 기업들이 세제 감면 효과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간 1조달러 넘게 기업들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뉴욕 증시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세제 개편으로 일부 한국 기업도 혜택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현지 법인 실적 비중이 높은 기업은 세제 감면에 따른 순이익 증가를 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높은 두산밥캣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 및 넷마블 이노션 동원산업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세제 개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주요 기업 중에선 매출 중 90% 이상이 미국 법인에서 발생하는 두산밥캣이 주목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2조8985억원을 기록한 두산밥캣은 미국 법인에서만 매출을 2조6255억원 올렸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올해 유효 법인세율은 38% 수준으로 추정됐는데, 세제 개편 이후 28%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올해 순이익 추정치도 기존 추정치보다 16%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휠라코리아와 순이익 중 78%가 미국 법인에서 나오는 동원산업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IT 업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신·미디어업체 이노션 역시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30%를 상회한다.
미국에 법인을 두거나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한 일부 코스닥 상장사도 세제 개편에 대한 기대를 높여가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미국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며 국외 매출 비중 역시 높다. 솔고바이오, 시큐브, 파인텍 등 코스닥 기업들은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진출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국 기업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는 다산네트웍스와 바디텍메드도 현지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에 따른 직접적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법인세와 송환세 인하 등으로 투자금에 대한 리쇼어링(외국에 있는 자본을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현실화하면 장차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는 한국 증시에 불리한 대목이다. 세제 혜택으로 미국 내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면 국외 투자금이 미국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데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리쇼어링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 세제 개혁 법안이 통과된 이후 코스피 시총 상위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20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삼성전자에 3097억원에 이르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몰렸고, SK하이닉스(740억원), KB금융(267억원), 현대모비스(261억원) 등도 외국인 매도 물량이 컸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미국 세제 개편안은 외국에 있던 자산이 미국 국내로 들어올 길을 터준 것"이라며 "신흥국 증시에 유입됐던 자금이 돌아가는 리쇼어링 현상이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