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와 함께 발열이나 복통, 두통, 가슴통증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히 체하거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만 치부하면 안된다. 질환별로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을 제대로 찾아야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우선 구토와 열이 함께 발생할 때에는 감염성·염증성 질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구토와 열이 동반되는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은 장염이다. 장염은 대부분 음식물 섭취와 관련이 있으며 세균, 바이러스 등이 원인이 된다. 그 밖에 폐렴·골반염·간염·뇌막염 등의 감염성 질환에서도 이런 증상을 보인다.
구토와 복통이 동반됐다면 췌장염·담낭염·소화성 궤양·골반염이 원인일수 있다. 소화성 궤양 증상은 주로 식후나 공복 시 속쓰림과 함께 복통·구토·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복통이 심하고 구토가 계속된다면 위장관 천공·충수염·담낭염·혈복강 등 수술이 필요한 위험한 질환일 수 있다.
구토와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는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그러나 뇌압이 올라가면서 두통과 구토를 동반하는 뇌출혈·뇌경색·뇌종양 등 위험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뇌의 혈관이 파열되면서 발생하는 뇌출혈은 출혈 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라 증상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뇌 컴퓨터 촬영(CT)을 해야한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엉겨 붙은 피에 의해 막혀서 뇌세포가 죽는 질환이며, 증상 발생 후 3~4시간 이내에 응급실을 방문해 혈전용해제나 혈전을 녹이는 시술을 받아야한다. 극심한 두통, 갑자기 발생한 두통, 한쪽 팔·다리의 마비, 말의 어눌함 등의 증상이 보인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 방문을 권한다.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양상인 현훈(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심한 구역감과 2차적인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말초성 현훈은 양성돌발체위성 현훈·전정신경염·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이다. 귀에 있는 말초 전정계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들이며 구토 증상이 발생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호전된다. 반면 뇌경색, 뇌출혈 등의 문제인 중추성 현훈은 말초성에 비해 증상이 약한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다른 신경학적 증상(한쪽마비·감각저하·발음장애·의식장애·보행장애 등)이나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
가슴통증과 구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급성심근경색일 수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피떡에 의해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손상을 입는 상태를 말한다. 가슴통증과 함께 구토·호흡곤란·식은땀·목이나 어깨로 퍼지는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일부의 경우 가슴통증이 없이 구토, 구역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나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빠르게 받아야 하며, 치료가 지연되면 심장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구토와 등통증이 동반된다면 요로결석·대동맥 박리·대동맥류 파열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요로결석은 소변을 만드는 콩팥과 소변이 모아지는 방광 사이의 길인 요관에 돌이 걸려서 발생한다. 한쪽 옆구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혈뇨가 나타나며 구토가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
등통증과 구토가 동반되는 질환 중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는 대동맥 박리와 대동맥류 파열이 있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의 혈관벽이 찢어져 내막과 외막이 분리되고 피가 차는 질환으로 등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함께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혈관의 일부가 늘어나 풍선처럼 부푸는 증상인 대동맥류는 파열시 혈액이 복부 내로 들어가면서 심한 복통과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급속히 혈압이 떨어지며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