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MK포커스] 첫 단추 꿴 선동열호, 본격 시험무대 될 2018년
입력 2017-12-31 06:02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에게 2018년은 본격적인 첫 국제대회 경쟁무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첫 단추를 꿰맨 선동열호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해. 야구대표팀에게도 2018년은 적지 않은 의미가 될 듯하다.
2018년 무술년 새해는 각종 굵직한 국제대회가 예정돼 있다. 그중 야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대회는 단연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인 야구가 열려 아시아국가간 경쟁에 펼쳐진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및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쾌거를 알린 한국 야구대표팀은 자카르타-팔램방에서 3연패 금빛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자체도 의미가 크지만 무엇보다 새롭게 도약에 나선 야구대표팀이 본격적인 경쟁무대에 나선다는 데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올해 3월 국내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클래식) 예선무대에서 조기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 대표팀은 쇄신과 변화에 나서라는 거센 압박에 직면했고 결국 시행착오 끝 최초의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도입했다.
전임감독에 의한 대표팀은 적지 않은 면에서 변화의 씨앗이 됐다. 기존보다는 젊은 나이의 새 감독을 선임했고 그에게 3년, 즉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책임지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 시작이다. 전문성과 지속가능한 대표팀을 만들고 여기에 책임의식, 세대교체까지 더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라는 화두가 중요하게 주어졌다.
그 무거운 임무를 맡을 첫 수장으로는 선동열(54) 감독이 선임됐다. 국보급 투수로서 국내 프로야구 대표 레전드 투수인 선 감독은 이후 코치와 감독으로서 커리어를 이어갔고 대표팀 코치도 수차례 경험했다. 특히 지난 2015 프리미어12 당시 신들린 투수교체 타이밍으로 대회 초대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이점은 많은 야구팬들 가슴에 깊숙이 박혔고 선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국제적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초대 전임감독 적임자로 꼽혔다.
기대와 함께 적지 않은 부담을 함께 안고 취임한 선 감독호 대표팀은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 새 얼굴 발굴 등 당면한 과제 속 지난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4세 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APBC 2017)에서 그 첫 선을 보였다. 대회는 한국과 일본, 대만의 24세 이하 프로선수들로 구성돼 경기를 치르는 일종의 친선경기. 대회 취지는 올림픽을 앞두고 아시아야구를 이끌 유망주를 발견하자는 데 의미가 있었다.
선동열(사진) 감독에게도 2018 자카르타 팔램방 아시안게임은 국가대표 감독으로 본격적인 첫 경쟁무대와도 같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국제대회는 국제대회.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모두 각자의 승리이유가 넘쳤고 열띤 흐름이 전개됐다. 한국은 일본과의 개막전서 연장 혈투 끝 석패했고 대만에는 1점차 진땀 승리, 대망의 일본과의 결승전서는 아쉬운 완패를 당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친선대회지만 국제대회 성격 상 결과는 아쉬운 게 분명했고 선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대회를 통해 국내투수들의 제구력 부진 등 일본은 물론, 대만에도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고 한국야구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다만 첫 태극마크가 대부분이던 젊은 대표팀 선수들이 위압감과 부담감이 큰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투지와 끈기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새로운 인상을 남긴 것은 큰 소득으로 꼽혔다. 김하성(넥센), 박민우(NC), 장현식(NC), 임기영(KIA) 등은 리그에서의 정상급 실력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음과 동시에 향후 국가대표 10년 이상을 책임져줄 기량을 선보였다. 대회 기간 내내 최상의 분위기 속 새 희망과 감동을 봤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으며 이는 높은 기대감을 안기기 충분했다.
지난 APBC 2017 대회를 통해 과제를 발견한 대표팀이지만 박민우(왼쪽) 장현식 등 향후 한국야구를 이끌어 갈 미래영건들 발견이라는 수확도 있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처럼 선동열호는 짧은 시간 준비를 통해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강점과 숙제를 발견했다. 이에 대한 보완이 과제가 된 가운데 가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본격적인 그 장을 여는 또 다른 의미의 첫 무대가 될 전망. APBC 대회와 달리 메달이 걸린 대회인데다가 도쿄올림픽의 초석이 될 것이기에 성적에 대한 고려도 분명 필요했다.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관련 최고의 선수를 뽑을 것”라며 일찌감치 원칙을 천명했다. 선 감독은 이달 초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 시점(엔트리발표)에서 최고의 선수를 발탁하겠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군 면제라는 민감한 부분이 있는 점 알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최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성적을 내는 부분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 감독은 이어 대표팀 발탁 시 사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수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은 절대적으로 뽑지 않겠다. 야구선수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경우 대표팀 자격 또한 없을 것이라는 것. 팀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느꼈다. 하려고하는 의지가 충만하다면 같은 실력에서 그 선수를 발탁 하겠다”며 실력에 인성까지 갖춰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제시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은 이미 내년 5월말 45인 엔트리를 발표하고 6월말 혹은 7월초에는 최종엔트리까지 발표한다는 밑그림이 나온 상태. 시점이 시즌 초반인데다가 변수가 워낙 많아 고민할 게 많지만 선 감독과 KBO는 차근차근 준비해 최고의 성적으로 야구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다. 선동열 감독과 야구대표팀의 제대로 된 도약의 무대가 2018년 펼쳐진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