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천 화재 건물, 이중 강화유리…"2kg 도끼로도 깨기 어려워"
입력 2017-12-27 14:34  | 수정 2018-01-03 14:38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유리창은 이중 강화유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건물 2층과 3층 목욕탕에 시공된 통유리는 두께 22mm의 이중 구조다. 전날 제천소방서 구조대원들이 무게 2kg짜리 구조용 만능도끼로 유리를 수차례 내리쳤지만, 금만 갈 뿐 쉽게 부서지지 않았다.
이날 작업한 구조대원 A(37)씨는 "도끼로 힘차게 7~8번은 때려야 겨우 부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라면서 "2중 강화유리인 데다 필름 코팅까지 돼 있어 성인 남성이라 하더라도 장비 없이 깨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중 강화유리는 화재 당시에도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주었다. 이번에 진압활동을 했던 한 소방대원은 "사다리에 오른 상태에서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도끼를 휘둘렀기 때문에 유리창을 제거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지진이나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은 2층 이상 건물 유리창에 붉은색 역삼각형으로 '탈출용 유리창'을 표시해야 한다. 소방 전문가는 "일본은 작은 건물에도 긴급 상황 시 구조대가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는 유리창을 법으로 지정한다"며 "탈출용 유리창은 강화유리가 아닌 잘 깨지는 유리를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도 일부 대형 건물에서는 긴급 상황 시 대피할 수 있는 유리를 지정하고 있지만, 중소형 상가 건물은 법적 의무가 없다"며 "우리나라도 통유리를 사용한 건물에 대한 안전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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