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중성자 별이 충돌하면서 폭발하는 현상을 관측한 연구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과학 성과에 꼽혔다.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올해의 10대 과학 연구 성과'를 발표하면서 중성자별 병합을 1위로 발표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충돌을 통해 여러가지 중요한 천문학적 모형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무거운 원소들의 기원을 밝혀냈고, 전례 없는 방식으로 상대성 이론을 시험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중성자별은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후 남은 잔해다. 밀도가 매우 높고 질량은 대체로 태양의 1.1~2.0배 수준으로 백색왜성보다는 크고 블랙홀보다는 작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8월 17일 중성자별 충돌에 의한 중력파 발생현상을 사상 처음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블랙홀이 아니라 중성자별끼리 충돌하면서도 중력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이 현상에는 'GW170817'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력파가 종료된지 약 2초 후부터는 짧고 약한 감마선도 폭발했다. 대략 11시간 후에는 약 1억3000만광년 거리의 은하 'NGC 4993'에서 이 중력파 현상에 대응하는 천체가 가시광선으로 발견됐다.
새로운 발견은 중성자별 충돌의 증거로 예측돼 온 '킬로노바'(kilonova) 현상을 관측한 사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킬로노바는 중성자별 두 개가 서로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가 충돌하면서 합쳐진 전후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중성자가 마구 튀어나오면서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우주에 있는 금, 백금, 납, 우라늄 등이 대부분 이런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수가 방사성 붕괴를 하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을 포함한 다양한 전자기파가 나온다.
이번 연구는 별이 죽음의 단계에 이르는 핵심 퍼즐을 찾았다는 의미를 가지며, 관련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물리학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 등에 논문 7편으로 나뉘어 실렸다.
한편 1만2000명이 넘는 사이언스 독자들이 투표로 뽑은 올해 최고의 과학 성과로는 유전자 치료 성공(47%) 중성미자 검출(24%) 점 돌연변이 교정(15%) 항암 신약(14%) 등이 선정됐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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