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美 세제 개편안 통과에도 1%대 급락…2430선 후퇴
입력 2017-12-21 15:50 

코스피가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 1%대 급락세를 보였다.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2.54포인트(1.72%) 내린 2429.8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1.03포인트 내린 2471.34에 개장한 뒤 장중 지속적으로 낙폭을 키웠다.
지난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 법안이 미국 의회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최종 확정된 세제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을 담았다. 감세 효과는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1630조원)로 추정된다. 대통령의 승인까지 거치게 되면 미국에서 1986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가 현실화된다. 감세는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고 기업 이익 증가는 밸류에이션을 하락시킨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미국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143달러에서 155달러로 상향 조정되고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8.3배에서 17.1배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세제개편안은 증시에 호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난밤 뉴욕증시도 약세로 마감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이미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을 시작한 데다 외국인들은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코스피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로는 크게 상향되고 있으나 전기 대비로는 5.2% 감소한 50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라면서 "올해 한국 증시 상승이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의한 결과, 즉 실적장세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데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시기에 전년대비 증감율 보다는 전분기대비 증감율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의료정밀, 제조업 등이 2~3% 떨어졌고 은행, 철강·금속, 통신업 등은 소폭 올랐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270억원, 7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304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5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순매도에 나서는 등 '팔자'로 일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72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POSCO 한 종목을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투톱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나란히 3% 하락했고 현대차, LG화학, KB금융, 한국전력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80개 종목이 상승했고 627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4.95포인트(1.98%) 내린 740.32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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