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에서 UAE와 소원해진 부분을 풀기 위한 것이었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청와대는 임 실장이 지난 9일~12일 2박4일 일정으로 해외파견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UAE와 레바논을 방문했다고 밝혔지만, 그 배경을 놓고 '북한 접촉설', 'UAE 원전불만에 대한 무마설'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야당에서는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임 실장의 중동 특사파견 이유를 확인하겠다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UAE와의 관계 중요성을 알고 있고 앞으로도 잘 가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히 있다"며 "그쪽(UAE)에서 서운하다는 게 있으면 풀어주고 정보도 교류해야 해서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UAE의 반발때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 때문이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 소원해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우리가 수주한 원전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찌됐든 서운한 게 있다면 가서 만나서 관계를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UAE 왕세제와 직접 소통할 수 있을 만큼의 책임있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찾다보니 비서실장이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동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지난 6월 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의 전화외교를 통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당시 UAE방문 초청에 대해 "내년 바라카 원전 1호기 준공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모하메드 UAE 왕세제와 만났을 때 원전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동구 국정원 1차장이 임 실장과 동행한 이유와 관련해 "서 차장이 원전수주와 관련된 분으로 안다"며 "그 쪽 일을 해본 경험도 있는 분이니 수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 방문은 대규모 원전을 수주한 나라임을 고려할 때 잘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었던 것"이라며 "언론에 나온 모든 추측성 기사나 야당 주장은 사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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