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섀도보팅` 일몰 대안…전자투표 모바일서비스 개시
입력 2017-12-20 11:15  | 수정 2017-12-20 13:12


섀도보팅 일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자투표가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2009년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된 후 약 8년여 만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20일 서울 사옥에서 전자투표·전자위임장 모바일 서비스 오픈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정지석 코스콤 사장 등을 포함한 유관기관·발행회사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 구축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후 올해 8월부터 개발에 착수해 약 4개월간 설계·구축·테스트를 거쳐 전자투표 모바일 시스템을 오픈했다. 전자투표란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전자위임장은 공인전자서명을 통해 전자적인 방식으로 위임장을 수여하는 제도다.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가 개시됨에 따라 주주들은 당장 내년 정기 주총 시즌에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휴대용 기기를 통해 전자투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K-evote'라는 모바일 페이지를 통해 전자투표·전자위임장을 행사할 수 있고 발행회사 업무현황 및 주총 결과 등 주총관련 업무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발행회사의 경우 업무진행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위탁계약현황사 실시간 조회, 자산운용사 연락처 조회 등이 가능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슈퍼 주총데이'라고 일컬어지는 주총 집중개최 행태는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할 관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는 주주들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현황, 주총 일정 및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돼 주총 활성화에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투표 서비스가 소액주주 의결권 행사와 주총 참여 활성화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상장사들의 주총 운영을 지원해오던 섀도보팅 제도는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섀도보팅이란 일종의 의결권 대리행사로,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주의 의결권을 참석한 주주의 찬반 비율에 따라 행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총에 대한 주주의 무관심 등으로 정족수 미달 등 주총운용 곤란을 호소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991년 도입됐지만 소수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 등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빈번해 올해 말 일몰된다.
자연스레 상장사들이 주총 정족수 미달로 상장폐지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긴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전자투표 행사율은 행사주식 기준 2.18%, 행사주주 기준 0.21%에 불과하다. 전자위임장은 각각 0.044%, 0.002%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경영효율성이라는 이유로 섀도보팅 제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급변한 환경으로 인해 상장기업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 섀도보팅 제도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장규정 개정과 함께 기업신뢰, 투명성 제고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면서 전자투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거래소 상장규정을 개정해 기업이 주총 성립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의결 정족수를 미달한 경우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총 성립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나 상장폐지는 되지 않도록 상폐 사유에서는 제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족수 미달로 이사와 감사가 선임되지 않는 경우에 경영 상 애로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이사 및 감시제도 활용 방안을 적극 안내하기로 했다.
또 내년 주총 마감 전까지 금융위, 금감원,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 모든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상장회사 주총지원 TF'를 운영해 상장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와 주총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TF는 단순 주총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상장사들의 자율적인 주총 분산 개최 방안과 소액주주 참석 유인을 제고하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정책당국과 상장사의 소액주주 주주총회 참여 노력에 맞춰 예탁결제원도 전자투표에 대한 홍보와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예탁결제원은 주주 본인확인과 전자투표 시 공인인증서 다양화를 적용하고, 전자투표 행사 주주에 대해 인센티브(모바일 쿠폰 등)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장사에 대해 전자투표 기간 동안 투표현황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제공하고 증권사와 연계해 주총 참여 독려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전자투표 계약사는 총 1205사(59%), 전자위임장 계약사는 총 1147사(57%)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뉴스국 = 김경택 기자 /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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