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출이용자 1000만명, 고무줄 신용등급 때문에 이자 더 낸다
입력 2017-12-18 16:47 

'고무줄' 신용등급 때문에 이자를 더 내는 사람이 적어도 연간 1000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회사마다 등급별 인원 분포 격차가 크기 때문인데 1등급의 경우 400만명 가까이, 3등급과 4등급은 각각 473만명, 217만명씩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등급이란 개인금융거래정보 등을 바탕으로 1~10등급으로 산출하며 1등급(1~3등급)에 가까울수록 우량 등급에 속한다. 통상 7~10등급은 저신용자로 분류, 금융거래 시 이자비용 증가로 불이익을 본다.
18일 개인신용평가회사 나이스평가정보(이하 나이스)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이 두 회사가 평가한 신용등급별 인원 분포를 보면 1등급의 경우 398만7293명 격차가 벌어졌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총 평가 대상자 4503만9320명중 1097만2327명에게 1등급을 부여한 반면, KCB는 총 4565만3458명을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해 698만5034명에게 1등급을 줬다. 나이스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도 KCB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등급 인원 분포는 두 회사가 비슷하다. 나이스는 790만990명, KCB는 711만8667명으로 비교적 격차가 적었다.

그러나 3등급과 4등급으로 넘어가면 격차가 다시 적지 않게 벌어졌다. 3등급은 나이스가 340만4880명, KCB는 813만6981명으로 무려 473만2101명이나 차이가 났다. 4등급은 두 회사 간 격차가 217만8005명(나이스 631만9070, KCB 849만7075명)으로 나타났다.
허리 등급인 6등급도 격차가 크긴 마찬가지다. 나이스 510만8206명, KCB 338만1206명으로 파악돼 인원 분포가 172만7000명 차이가 났다.
결과적으로 신용등급별 인원 분포를 종합하면 적어도 1000만명 이상이 고무줄 신용등급 때문에 대출 시 이자 계산에 불이익을 이미 보고 있거나 잠정적으로 부당한 이자율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회사는 각 회사 고유의 신용평가 방식이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별 인원 분포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격차 때문에 실제 대출 등 금융거래 시 이자부담 증가를 고스란히 부담하는 만큼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예컨대 나이스에서 신용등급 1등급을 받아도 KCB에서 3등급이나 4등급을 받으면 대출 심사 시 1등급으로 인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에서 보다 보수적으로 대출을 심사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금리 수준은 은행의 경우 고신용자(1~3등급) 연 3.9%, 중신용자(4~6등급) 4.6~7.6%, 저신용자(7~10등급) 8.9%,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새마을금고, 신협 등 비은행권은 업권에 따라 각각 5.1~15.8%, 6.2~22.5%, 8.9~24.3% 수준을 보여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율 격차가 최대 6배 가량 벌어졌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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