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지주CEO 선임절차 검사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지적하고 나선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각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당국 차원에서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를 '관치금융'이며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정면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중으로 금융지주사들의 경영권 승계 절차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검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KB와 하나, 농협금융지주가 타깃이 될 것으로 금융계는 예상한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맞춰 내년 초 지주사 CEO 승계 과정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한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회추위에서 원천 제외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현재 규정상으로도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른 인물은 회추위에서 제외되지만, 앞으로는 처음부터 회장을 회추위에 포함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현재 하나금융 이사회 회추위 위원으로는 윤종남 의장과 김정태 회장 등 7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잇따라 금융사의 경영자 선임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민간 금융사의 불만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당국의 움직임이 하나금융지주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이를 '관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17일 "하나금융지주는 민간 금융사로, 지분도 없는 정부가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관치"라며 "우리나라의 금융이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관치가 꼽히는 만큼 민간 금융사 경영자 선임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행태 역시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성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