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겨울철 휴식기를 맞은 프로야구를 보면 그렇다. 겨울철 프로야구는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는 시기다. 특히 선수단 구성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FA와 외국인 선수 계약 등 각 구단별로 2018시즌을 위한 퍼즐 맞추기가 한창이다.
현재 스토브리그는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기간이 사라진 FA시장보다 외국인 선수 계약 상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고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더스틴 니퍼트(36)였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와 결별했다. 2011년 KBO리그를 처음 밟은 니퍼트는 곧바로 두산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통산 7시즌 동안 94승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는데 94승은 외국인 역대 최다승 기록이다. 사상 첫 외국인 100승에도 6승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니퍼트를 중심으로 2015~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특히 2016시즌에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으로 MVP를 차지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사실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지만 국내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오랜 기간 한 팀에서 뛰어서인지 팀 동료들과도 스스럼없는 모습이었다. 한국음식이나 문화 등에도 적응을 마친지 오래였다. 두산팬들도 이런 니퍼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보냈다. 니퍼트도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더 이상 두산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됐다. 올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성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은 아니지만 후반기 들어 5승2패 평균자책점 4.99로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고, 그동안 확실한 위력을 선보였던 포스트시즌에도 총 3경기 1승2패 16.2이닝 16실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적지 않은 나이와 부담스러운 몸값(210만 달러)이 두산을 고민하게 만들었고, 재계약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두산맨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는 니퍼트의 바람도 무산됐다.
2012시즌부터 활약해 온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38)도 정든 넥센 유니폼을 벗었다. 밴헤켄은 6시즌 동안 73승42패 평균자책점 3.56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4시즌에는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의 성적으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로 팀을 옮겼지만, 그 해 7월 넥센으로 다시 돌아왔고, 넥센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급격한 노쇠화의 기미를 보였다. 올 시즌 성적은 8승7패 평균자책점 3.77이다. 1979년생으로 내년에는 40세가 되기 때문에 결국 재계약이라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올해도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남기며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빼어난 피칭을 보였지만, 전성기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NC는 해커와의 작별을 선택했다.
이처럼 5년 이상 한 팀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3명이 팀을 떠나거나 연봉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는 등 쓸쓸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3시즌 뛰며 레전드인 고 최동원에 빗대 린동원이라는 애칭까지 받았던 조쉬 린드블럼(30)은 구단과의 계약과 보류권 해제에 따른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갈등을 겪는 모양새다. 결국 린드블럼은 니퍼트가 떠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올 겨울이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는 아직까지 식구라기보다는 용병(傭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국내선수에 비해 외국인 선수에 들어가는 몸값이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아무래도 기량면에서도 국내선수보다는 월등했으면 하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비즈니스 논리가 외국인 선수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측면도 있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 그리고 높은 몸값에 비해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않고 팀을 떠난 먹튀 외국인 선수들로 인한 인식도 이런 현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한 관계자는 프로이기 때문에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외국인에게는 그 기준이 더욱 엄격할 수밖에 없다”며 구단도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 대비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방인이라는 시선이 더 강한 현실 속에서 외국인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은 쉽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스토브리그는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기간이 사라진 FA시장보다 외국인 선수 계약 상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고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더스틴 니퍼트(36)였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와 결별했다. 2011년 KBO리그를 처음 밟은 니퍼트는 곧바로 두산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통산 7시즌 동안 94승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는데 94승은 외국인 역대 최다승 기록이다. 사상 첫 외국인 100승에도 6승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니퍼트를 중심으로 2015~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특히 2016시즌에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으로 MVP를 차지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사실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지만 국내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오랜 기간 한 팀에서 뛰어서인지 팀 동료들과도 스스럼없는 모습이었다. 한국음식이나 문화 등에도 적응을 마친지 오래였다. 두산팬들도 이런 니퍼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보냈다. 니퍼트도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더 이상 두산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됐다. 올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성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은 아니지만 후반기 들어 5승2패 평균자책점 4.99로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고, 그동안 확실한 위력을 선보였던 포스트시즌에도 총 3경기 1승2패 16.2이닝 16실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적지 않은 나이와 부담스러운 몸값(210만 달러)이 두산을 고민하게 만들었고, 재계약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두산맨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는 니퍼트의 바람도 무산됐다.
2012시즌부터 활약해 온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38)도 정든 넥센 유니폼을 벗었다. 밴헤켄은 6시즌 동안 73승42패 평균자책점 3.56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4시즌에는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의 성적으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로 팀을 옮겼지만, 그 해 7월 넥센으로 다시 돌아왔고, 넥센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급격한 노쇠화의 기미를 보였다. 올 시즌 성적은 8승7패 평균자책점 3.77이다. 1979년생으로 내년에는 40세가 되기 때문에 결국 재계약이라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장수 외국인 선수의 대명사 중 하나였던 넥센 앤디 밴헤켄. 한국 나이로 불혹을 앞둔 그는 결국 재계약이 불발됐다. 사진=MK스포츠 DB
장수 외국인 선수 중 하나인 에릭 해커(34)도 NC다이노스를 떠났다. 해커는 NC의 실질적 창단 멤버다. NC의 1군 첫 해인 2013시즌부터 활약해왔다. 비록 한국 첫 해는 지독한 불운 속에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3년 차인 2015시즌 19승5패 평균자책점 3.13의 성적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결국 5시즌이나 NC와 인연을 이어갔다.올해도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남기며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빼어난 피칭을 보였지만, 전성기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NC는 해커와의 작별을 선택했다.
이처럼 5년 이상 한 팀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3명이 팀을 떠나거나 연봉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는 등 쓸쓸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3시즌 뛰며 레전드인 고 최동원에 빗대 린동원이라는 애칭까지 받았던 조쉬 린드블럼(30)은 구단과의 계약과 보류권 해제에 따른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갈등을 겪는 모양새다. 결국 린드블럼은 니퍼트가 떠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올 겨울이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는 아직까지 식구라기보다는 용병(傭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국내선수에 비해 외국인 선수에 들어가는 몸값이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아무래도 기량면에서도 국내선수보다는 월등했으면 하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비즈니스 논리가 외국인 선수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측면도 있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 그리고 높은 몸값에 비해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않고 팀을 떠난 먹튀 외국인 선수들로 인한 인식도 이런 현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한 관계자는 프로이기 때문에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외국인에게는 그 기준이 더욱 엄격할 수밖에 없다”며 구단도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 대비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방인이라는 시선이 더 강한 현실 속에서 외국인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은 쉽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