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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현장] ‘김기덕 감독 사건’ 여배우 A씨, 두려움 속 얼굴 내비친 이유(일문일답)
입력 2017-12-14 17:05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신미래 기자
[MBN스타 신미래 기자] 김기덕 감독을 강제추행치상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 A씨가 지난 4년 간 지속된 고통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자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 지하 1층 이안젤라홀에서는 영화 감독 김기덕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및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여배우 A씨 측은 지난 8월 김기덕 감독에 대한 추가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을 접수, 강제추행치상 및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했다. 9월 중순경 피해자에 대한 2회의 조사가 진행됐다, 10월부터 12월초까지 검참 조사 진행, 영화 뫼비우스 영화에 참여했던 현장 스태프들과 배우들에 대한 소환조사 및 소환에 불응하는 일부 참고인들에 대하여 전화통화를 통한 조사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이 고소인의 뺨을 세게 내리치며 폭행한 부분에 대하여 혐의 인정해, 폭행죄로 벌금 500만 원을 약식기소 하였으며, 나머지 고소사실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을 처분했다.


그러나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검찰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기로 결정, 시나리오 없는 불필요한 연기를 강요받으며 강제추행 한 부분, 촬영 무단이탈한 것처럼 입장 발표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명예훼손 한 부분 등에 관해 다시 한 번 판단을 구할 예정이다.

좀처럼 끝나지 않을 대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배우 A씨는 기자회견장에서 ‘김기덕 감독 사건에 대해 입을 뗀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두렵고, 무섭다” 힘들다” 등으로 영화 현장에서 성추행 및 폭행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Q. 기자회견 참석을 결정내리기 힘들지 않았나.

A: 저는 오랜 고민 끝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 지금도 무척 떨린다. 4년 만에 나타나 고소 것이 아니다. 이 사건은 고소를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이다.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배우 A씨 가림막 사진=신미래 기자

Q. 사건 직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를 앓았다고 알려졌는데.

A: 2013년 3월 사건 직후 2개월 동안 거의 집밖에 못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2013년 6월 한국 여성인권지원센터에 알렸다. 변호사도 만나고 심리상담치료도 받았다. 그러나 피고소인의 무고 가능성이 높아 경찰은 수사도 사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영화인들을 찾아가 강한 의지를 보이며 적극 도움을 요청했지만 세계적 감독을 고소하는 게 승산이 있겠냐며 잊으라고 조언했다. 잊으려고 노력했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게 아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뉴스를 접할 때마다 고통을 받는다. 제 앞에 손만 올려도 그때가 떠올라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2017년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사건 4년 후 받은 진단이 타당하냐고 묻는 분이 있다. 저는 정신과에 다니면 진료기록이 남을까 두려워 가지 못했다.

Q. 김기덕 감독 측에서는 여배우 A씨가 현장을 무단이탈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는데, 당시를 설명한다면?

A: 김기덕 감독 측 공식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방적으로 출연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으며, 현장에서 기다다리고, 집 앞까지 찾아와 현장 복귀를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구체적인 거짓말이다. 그 스태프 역시 SNS 통해 여배우가 잠적했다고 유포했다. 김기덕 필름 관계자와 녹취록도 있는데 이게 어떻게 잠적한 것이냐. 무명 힘없는 배우인 저에게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뭔지, 어떤 일을 덮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Q. 실명 거론 및 신상 유포로 제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상태인가.

A: 한 달 가까이 제 실명, 신상을 유포하는 것은 물론 언론에 제 신상을 공개하자는 누리꾼이 있었다. 경찰 조사를 진행하자 그 누리꾼분이 저한테 연락했고, 저는 그 분의 신상을 알고 놀랐다. 그는 15년 데뷔가 늦은 후배 영화배우였다. 전 그 분과 일면식도 없다. 그 분은 김기덕 감독과 인연이 있었다. 정말 비참하다. 그들에 비하면 명성도 권력도 아무 힘도 없는 사회적 약자다. 저는 사건의 휴유증으로 배우일도 중단했다. 같은 연기자로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영화계 힘 있는 배우였어도 그런 수모를 줄 수 있을지 그 여배우에게 묻고 싶다.

Q.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두렵다” 무섭다”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A: 당시 김기덕 감독은 저한테 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저는 폭행을 당했다. 연기지도라고 하는데 저는 구타를 당한 것이다. 감정 잡게 한다며 뺨 세 대를 강하게 때렸다. 2대는 세게 맞았고 한 대는 본능적으로 피해 빗맞았다. 이후 카메라 불이 들어와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 상황에서 제재하거나 도와주는 분이 없었고, 다 저와의 시선을 피했다. 저는 매니저도 없었고, 대본에 없는 남자배우 성기를 잡는 비상식적인 연기를 요구받았다.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신미래 기자

Q. 김기덕 감독이 500만 원 약식기소를 받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충격적이고 두렵다. 명예훼손 등 증거 불충분하다고 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검찰에서 외면하실까봐 많이 두렵다.

Q. 김기덕 감독을 고소한 것에 대해 후회하나.

A: 현재까지 후회하지 않는다. 사건이 최종적으로 끝나야 제 인생에서 이 사건이 어떤 의미를 차지하는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죽을 때까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지는 알 수 없다.

Q. 해외에서는 유명 방송인의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에 대해 ‘미투 캠페인이 진행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여배우가 왜 나서지 못하는 상황.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미투 캠페인 경우 세계적인 배우들이 굉장히 많이 앞장 서셨다. 안타깝게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저처럼 힘없는 배우가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은 한계인 것 같다. 저를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용기내길 바란다. 그리고 (약자가) 용기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길 바란다. 이 사건이 영화계 특수한 문제, 성폭력 사건을 밝히는데 바탕이 되어야 한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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