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드라마 속에서도 유리천장은 여전히 존재했다.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이하 막영애 시즌16)는 임신한 영애(김현숙 분)의 결혼과 커리어를 위한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3회에선 김이사(김재화 분)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 영애의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결혼과 임신, 그리고 육아를 포기한 김이사는 다른 여성의 결혼과 임신을 용납하지 않고 권고사직을 권하는 인물이었기 때문.
그러나 영애의 결국 임신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김이사는 영애에게 일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김이사는 영애에게 "남자는 일을 할지 애를 가질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다 가질 수 있는데, 왜 우리 여자만 그 선택을 강요받아야 하는지. 그런데 이 사장, 그게 현실이야. 여긴 전쟁터고, 뒤처지면 끝이야"라며 여전히 승진이 힘든 여성들의 현실을 풀어냈다.
영애씨는 김이사의 말에 좌절했지만 미래 세대를 우한 위로를 잊지 않았다. 영애는 "아니요. 제가 혹시라도 나중에 이사님 같은 위치가 되면, 다른 선택을 하고 싶어요. 좀 뒤처지더라도 같이 가는"이라고 말하며 유리천장과 경력단절에 절망하는 여성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간 소위 오피스 드라마로 분류되던 드라마들에서 유리천장에 대한 얘기는 꾸준히 그려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이고 언젠간 꼭 풀어야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tvN 미생에서는 선차장(신은정 분)은 이 시대 워킹맘의 고충을 대변했다. 직장에서는 커리어 우먼으로, 가정에선 엄마와 아내로 살아가야 하는 고충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JTBC 욱씨남정기에선 직장 내 여성의 유리천장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팀장 이상의 승진은 어려울 것 같았던 옥다정(이요원 분)의 고군분투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성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5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유리천장에 졌지만, 영애의 말은 막돼먹은 사회와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조금의 공감과 위로를 전하지 않았을까.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