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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 프리뷰] 韓 빅리거 4인방, 이들의 운명은?
입력 2017-12-11 06:16  | 수정 2017-12-11 06:21
윈터미팅이 열리는 월트 디즈니 돌핀 리조트의 모습. 이 평화로운 리조트에서는 앞으로 4일간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진행된다. 사진(美 올랜도)=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올랜도) 김재호 특파원] 스토브리그의 꽃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11일(한국시간)부터 4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월트디즈니 돌핀 리조트에서 열린다.
2018시즌을 준비하는 이번 윈터미팅은 잔칼로 스탠튼의 뉴욕 양키스 입단 기자회견이 첫 테이프를 끊을 예정이다. 이후에도 명예의 전당 시대위원회 투표 결과 발표, 룰5드래프트 등 굵직한 행사들이 예고돼 있다. 여기에 전구단 관계자가 모두 얼굴을 맞대는 자리인만큼, 트레이드와 FA 계약 등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뛴 네 명의 한국인 선수-류현진, 추신수, 오승환, 김현수-의 이름도 나올 수 있다. 각자 사정은 조금씩 다르다.

계약 마지막해, 류현진의 거취는?
류현진은 2018시즌이 다저스와 6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2018년 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류현진은 트레이드 거부권은 없었지만, 대신 트레이드될 경우 옵트 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트레이드로부터 자신을 보호했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18년에는 이 조항이 의미가 없어진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선발 투수를 트레이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지난 2014년 12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베테랑 선발 댄 하렌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보내버렸다. 경우에 따라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류현진도 트레이드 대상으로 올릴 수 있다. 이미 지난 시즌 류현진을 포스트시즌 구상에서 제외했던 그다.
지난 시즌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완전한 신뢰를 주지 않았다. 다음 시즌에는 얼마나 달라질까? 사진= MK스포츠
'MLB.com'도 이번 윈터미팅을 예상하며 트레이드 가능 선수로 브랜든 맥카시, 브록 스튜어트, 로스 스트리플링과 함께 류현진을 언급했다.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아드리안 곤잘레스, 지난 시즌 단 한 경기도 나오지 않은 스캇 카즈미어보다는 트레이드되기가 쉬움을 의미한다.
류현진에 대한 관심은 지난 여름부터 있어왔다. 당시 아메리칸리그 중부 지구의 한 구단을 비롯해 몇몇 구단이 다저스에 류현진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저스는 트레이드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필요한 선수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대가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류현진은 후반기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7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에 대한 관심이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 다저스 운영진은 그에게 완전한 신뢰를 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2018년에도 계속될 거라면 차라리 더 많은 기회와 신뢰를 줄 팀으로 가는 것이 그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추신수와 텍사스의 인연은 계속될까
이번 겨울은 텍사스와 추신수가 서로의 관계에 대해 고민할 좋은 타이밍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추신수는 아직 3년 6200만 달러의 잔여 계약이 남았지만,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이 주장은 지역 유력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레인저스가 출루율에 대해 오버 페이를 한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지만, 그의 역할은 보다 값싼 선수들로 대체할 수 있다"며 추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팀의 취약한 부분인 마운드를 보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댈러스 모닝 뉴스가 이전부터 추신수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유지해온 매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지금이 텍사스가 추신수와의 인연을 이어갈지를 고민하기 좋은 시점인 것은 확실하다. 지난 시즌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텍사스는 '리빌딩'으로 선회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단에 많은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다음 시즌 콜 하멜스(2350만 달러) 다음으로 많은 2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추신수를 변화의 걸림돌로 생각할 수 있다.
추신수는 텍사스 이적 후 부상이 잦았지만, 자신의 모습은 잃지 않았다. 그가 텍사스에서 4년간 기록한 0.357의 출루율은 같은 기간 규정 타석을 채운 아메리칸리그 타자들 중 1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출루율 좋은 좌타 외야수'를 찾는 팀이라면 그를 고려할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의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추신수는 2018시즌만 보내면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한 팀에서 5년 이상 보낸 선수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는 전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는다. 전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선수의 이적이 얼마나 힘든지는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

오승환의 다음 행선지는?
오승환은 당장 마무리 역할을 노리기는 힘들지만, 기회는 있을 것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오승환은 지난 2년간 세인트루이스에서 138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기록했다. 73경기를 끝냈고, 39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첫 해와 두번째 해는 약간 모습이 달랐다. 2016년 1.92의 평균자책점(79 2/3이닝 17자책)을 기록했지만 2017시즌 4.10(59 1/3이닝 27자책)으로 부진했다. 질적, 양적으로 모두 안좋았다. 2016시즌 도중 마무리 자리를 차지한 그는 2017시즌 도중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 시즌은 부진했지만, WBC 참가로 인한 컨디션 난조, 잔부상 등 악재가 많았다. 오승환은 특히 슬라이더 구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당장 마무리 역할을 맡기는 어렵겠지만, 기회는 있을 것이다.
'팬랙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오승환의 계약 규모를 1년 400만 달러로 예상했다. 금액의 차이는 있겠지만, 장기 계약이 흔치 않은 불펜 시장의 특성상 한다면 1년 계약이 유력해보인다.

복귀? 재도전? 김현수의 선택은?
김현수에게 빅리그 재기 도전은 해볼만한 도박이다. 사진= MK스포츠 DB
앞선 세 명과 달리 김현수는 상황이 복잡하다. 지난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231 OPS 0.599로 성적이 확 떨어지며 주가도 확 떨어졌다. 디트로이트와 1년 계약한 레오니스 마틴처럼 수비라도 좋으면 메이저 계약을 받을텐데 작년 성적만 보면 쉽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2016시즌에는 타율 0.302 OPS 0.801로 수준급 타격을 보여줬던 그였다. 2017년도 타격 내용은 성적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2017년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은 24.1%로 지난 시즌(20.6%)보다 높았다. 땅볼 비율은 47%로 지난 시즌 52.6%보다 낮았다. 강한 타구 비율도 28%로 지난 시즌(30.2%)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BABIP)도 0.287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그렇게 낮은 성적이 나올 내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좌타자 플래툰용 코너 외야수를 찾는 팀이라면 김현수가 명함을 내밀만하다.
그가 지금 당장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거액의 계약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LG트윈스처럼 공개적으로 관심을 드러낸 팀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4년 뒤 FA 자격 재취득을 생각하면 빨리 한국으로 오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음 FA 자격 취득까지 4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1년만 기다려도 된다. 다시 한 번 복권을 긁을 생각이라면 미국 잔류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그 복권이 '꽝'이 나온다고 해서 1년 뒤 한국에서 몸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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