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태승 행장 "先원칙공개 後인사단행"
입력 2017-12-06 17:29  | 수정 2017-12-06 21:45
우리은행 인사혁신 방향
'손태승 방식의 인사 혁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 갈등을 치유할 구원투수로 뽑힌 손태승 신임 우리은행장이 '능력 중심의 투명한 인사'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올해 말 대규모 인사에서 '선제적 인사 원칙 공개→인사 평가→인사 단행'의 단계를 밟기로 했다.
기존에는 '인사 단행→배경 설명' 순서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앞뒤를 바꾼 것이다. 임직원들이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인사를 한다는 의도에서다. 우리은행 인사권자가 사전에 인사 원칙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6일 "이르면 다음주 13일께 손 행장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행내방송을 통해 인사 원칙과 기준을 사전 공개할 예정"이라며 "출신 은행과 관계없이 오직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시행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구체적 원칙이 공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손 행장이) 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인사 검토 기간 중 인사 청탁을 하는 직원에게는 오히려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손 행장은 이미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신 은행과 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임원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일반직원 인사에 대해 미리 원칙과 기준을 공개하기로 한 것은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잡음을 막고 결과와 관계없이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 취한 특단의 조치다.

우리은행 전체 임직원에 대한 인사는 오는 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손 행장이 정식으로 51대 행장에 선임된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인사 방침 공개는 약 2주간의 공백 기간에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소요를 최소화하고 영을 세우기 위한 원칙 천명인 셈이다. 이 기간 동안 3년 임기를 채운 13명의 임원 인사와 본부장 인사, 센터장과 지점장 인사, 일반직원 인사가 검토되고 행장 선임 후 연쇄적으로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1만5000여 명 임직원 중 통상 2000~3000명이 연말 인사를 통해 이동해 왔다.
손 행장은 특히 이번 임원 인사에서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준으로 한 정량적 평가와 평판평가를 동시에 강화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KPI지수가 상위 20~30% 안에 드는 사람으로 본부장 승진의 최소 기준을 설정하고 해당 기준을 통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품성평가를 가미해 미래 임원 후보군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평판 조회도 기존에 본인이 희망하는 인물만을 대상으로 하던 것에서 탈피해 무작위로 추출한 동료와 고객들을 대상에 추가한다. 지점장과 부장급에서부터 성과와 품성을 함께 보고 미래 임원인 본부장 인사와 임원 인사가 공정하게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손 행장은 앞서 1일 기자간담회에서 계파 갈등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할 것이고 능력에 의한 인사를 하면 그런 문제가 많이 없어질 것"이라며 "리더가 포용적 리더십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를 하면 상당 부분이 치유되리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종가 기준 1만5900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최고가를 기록한 1만9650원보다 3750원 떨어진 수치다. 손 행장은 조직 혁신과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주가 회복을 도모하고 자산운용사 M&A 등 지주사 전환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최대주주(지분율 18.5%)인 예금보험공사와 이를 운영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은행의 지배구조가 안정을 찾은 이후 추가 매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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