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착한기업 투자한 펀드, 수익률도 착하네
입력 2017-12-04 17:45  | 수정 2017-12-04 21:47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올해 유난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SRI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36%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24.63%), 해외 주식형 펀드(25.77%)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SRI 펀드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주로 활용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환경적 책임,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을 함께 평가하는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담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확대된다면 향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SRI 펀드는 200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지만 그동안 기업의 지배구조나 사회적 책임 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아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기업의 투명한 경영과 지배구조가 강조되고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확산되면서 다시 SRI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까지 나서 내년 하반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SRI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수익률 또한 준수하다. 일부 SRI 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앞질렀다. 펀드별로 보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책임투자펀드 성과가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를 넘었다. HDC자산운용의 좋은지배구조펀드와 NH-Amundi자산운용의 장기성장대표기업펀드 또한 20% 후반대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SRI 펀드라고 해도 실제 편입 종목은 코스피200 내 종목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SRI 펀드가 벤치마크(BM)로 삼을 만한 지수가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2015년 말 한국거래소가 KRX ESG 리더스 150지수를 내놨지만 코스피보다 낮은 상승률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실제로 일부 SRI 펀드는 코스피를 BM으로 쓰고 있다.
신승훈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은 "BM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SRI 취지에 부합하는 BM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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