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새 감독으로 취임한 '앙팡 테리블' 고종수(39)는 "선수와 코치로서의 경험을 선수들에게 빠르게 입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 신임 감독은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의 11대 감독으로 취임한 후 기자들을 만나 각오와 포부를 밝혔습니다.
고 감독은 "일단 클래식 승격이 제일 큰 목표"라면서도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대전의 축구붐을 보고 느꼈는데, 많은 분이 다시 경기장을 찾고 그분들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가장 크다"고 말했습니다.
고 감독은 이번에 대전에 오면서 앞서 취임한 김호 대전 시티즌 대표와 세 번째로 재회했습니다.
금호고 시절 김호 감독의 눈에 들어 수원 삼성에 입단한 고종수는 이후 대전에서 다시 한 번 선수와 감독으로서 김호 감독을 만난 데 이어 이번엔 대표와 감독으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고 감독은 "김 대표님과는 처음 프로에 올 때도 함께 했는데 감독 데뷔 자리도 같이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처음 감독 제안을 받고 좀 고민을 했는데 김호 대표님께 많은 것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수락을 결심했다"고 전했습니다.
선수로서 고종수는 천부적인 재능을 나타내 선수 시절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 불리며 대표팀에도 일찌감치 발탁됐으나 부상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겪는 등 이후 오랜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이날 고 감독은 "선수로서 그렇게 유명한 선수로 기억에 남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어려운 대표선수도 해보고 밑에까지 추락하는 선수도 돼 본 경험으로 선수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 대처하는 법 등을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가 철없던 탓에 그냥 사라지는 선수가 됐다"며 "그러나 다른 분들에게 비해 일찍 감독이 된 지금은 그때보다는 많이 성숙했기 때문에 철없는 행동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대전은 지난 시즌 6승 11무 19패로 챌린지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이날 선수들과 상견례 후 팀 파악에 들어가는 고 감독은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지도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선수들에게 훈련할 때부터 '승리하는 DNA'를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최대한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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