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내년 43만 세대 입주 예정…전세난 해소·역전세난 우려 공존
입력 2017-11-30 11:05  | 수정 2017-11-30 15:56
서울 서초구 잠원동·반포동 일대 모습 [매경DB]

내년 전세시장은 전세난 해소와 역전세난 위험성이 공존할 전망이다. 2015~2016년 쏟아진 분양물량이 입주물량으로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역전세난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계약시점보다 전세보증금이 떨어지는 전셋값 하락으로 발생한다.
30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8년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물량은 43만2502세대다. 올해(39만7994세대)보다 8.7% 증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2년간 입주물량이 80만 세대가 넘는만큼 저렴한 보증금에 전세를 구할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많은 입주물량은 전세가격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2002~2008년 밀어내기 분양 급증으로 연 평균 입주물량이 33만 세대에 달했다. 당시 초과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준공(입주) 후 미분양이 2~3배 가량 급증하고 할인 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사태, 청약 경쟁 미달사례 등이 속출했다. 2008년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못 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단기간에 1만 세대 이상 입주를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하며 전세가격이 1년 간 18.29%나 하락했다.
권역별 입주물량은 수도권이 21만7057세대로 올해보다 23.5% 증가한다. 이어 지방도시가 15만9952세대로 9.2% 느는 반면, 지방 5개 광역시는 5만5493세대로 올해보다 26.8%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16만1525세대로 가장 많고 경남(3만6463세대), 서울(3만4925세대)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작년보다 20%가량 증가해 역전세난 발생 우려가 높았다.
1만 세대 이상 입주 예정지역 [자료제공 = 부동산인포]
1만 세대 이상 입주하는 시·군·구별 지역은 ▲경기 화성시 3만3609세대 ▲경기 용인시 1만5512세대 ▲경기 김포시 1만4402세대 ▲세종시 1만4002 ▲충북 청주시 1만3474세대 ▲경기 시흥시 1만3104세대 ▲경남 창원시 1만1663세대 ▲충남 천안시 1만892세대 ▲서울 송파구 1만548세대 등으로 나타나 '입주 소화 불량'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입주물량 확대로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집주인의 보증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전세가격 약세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보유 주택을 일제히 급매물로 쏟아낼 경우 매매가격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주택가격이 5% 하락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의 비중은 10.2%까지 상승한다는 가계부채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특정 기간에 입주가 대거 이뤄지는 지역은 선호, 비선호를 망라하고 가격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이들 물량의 소화 기간, 이후 회복까지의 시간이 빠르냐, 느리냐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어 세입자 입장에선 이들 지역에서 싼값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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