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北미사일 발사에도 원화값 7.6원 급등
입력 2017-11-29 17:55 
29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원화값은 1080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이 1076.8원으로 마감해 전날 종가(1084.4원)보다 7.6원 급등했다. 이는 2015년 4월 30일(1072.4원)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원화값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참가자들이 원화를 사들인 것이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원화 강세를 점치는 환 투기 세력 움직임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국가부도 확률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 역시 58.85bp를 기록해 지난 28일(59.57bp)보다 0.72bp 하락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없다면 원화 강세 기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반복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에 북한 미사일 발사가 달러당 원화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북한리스크와 원화값 상승이 30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현행 1.25%인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이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2%로 올린 데다 한은도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갈 여건이 성숙됐다"는 식으로 여러 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외부 변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날 오전 8시께 통화금융대책반 비상회의를 연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갑작스러운 북한 미사일 도발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미국에선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원·달러 1개월물 가격이나 한국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에 약간 영향이 있었는데 국내에서도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도 "그간 수차례 북한 도발에도 국내 금융시장과 신용등급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30일 한은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과감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만장일치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금통위원 7명이 모두 인상에 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변수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의 북한 리스크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며 금리 인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지난 6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7·8월에 북핵 위험이 크게 고조되면서 금리 인상이 좌초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금통위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일부 소수 의견이 나오는 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가계부채 역시 대출이자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일선 기자 / 김인오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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