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웅제약, 연구·생산까지 현지화하며 `글로벌비전 2020` 잰걸음
입력 2017-11-28 17:33  | 수정 2017-11-28 17:53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 제공 = 대웅제약]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는 대웅제약이 첫 관문인 '글로벌비전 2020' 달성을 위한 연구·생산의 해외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비전 2020은 오는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을 국내 매출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세계 100개국을 연결하는 수출네트워크를 구축해 모든 나라에서 다국적 제약사를 포함해 10위권 안에 진입하겠다는 것도 글로벌비전 2020에 포함돼 있다.
대웅제약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리버스 이노베이션'과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설정했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은 인구가 많고 의약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신흥국을 선별해 현지 상황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해당 시장을 석권한 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 역진출하는 전략이다.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현지 고객, 전문가 등과 협력을 강화해 회사 밖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베트남 지사를 지난 2008년에 설립한 대웅제약은 선진국인 미국, 일본과 신흥국인 중국, 태국,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모두 8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뒀다.

◆동남아·중국 공략하고 미국·유럽 진출 타진
대웅제약은 리버스 이노베이션을 통해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 의약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4월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로 복제약 '메로페넴'을 미국 시장에서 출시했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제제 '나보타'의 승인신청(NDA)를 접수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대웅제약이 그 동안 신흥국에서 쌓은 수출 경험이 있다.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애보트'와 동남아 4개국에 피타바스타틴을 공급하기로 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6월 태국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필리핀에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대웅제약의 간판 제품인 '우루사'는 지난 2012년 제약업계 최초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의 월드클래스300에 지정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루사는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태국, 파키스탄, 요르단, 몽고, 코스타리카, 조지아 등 12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는 8년여동안 UDCA제제 시장의 15%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우루사는 중국 UDCA 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라 있다. 향후 대웅제약은 미국, 유럽 등 의약품 선진국에서도 우루사를 출시해 글로벌 품목으로 키울 방침이다.
◆24시간 멈추지 않는 대웅제약 연구소
대웅제약의 연구·개발(R&D)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 본사를 비롯해 미국 C&D 연구소, 중국 랴오닝연구소, 인도 하이데라바드 제품연구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수라바야 바이오연구소가 돌아가며 연구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각 지역에 설립된 연구소들은 지역별 특성에 따라 연구 영역을 설정하고 있다.
한국 본사의 연구소는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와 함께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을 비롯해 일본의 이화학(리켄)연구소,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학 등과 각각 바이오의약품 개발·교육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중국 심양대 약대와는 현지에서 제품화할 정신분열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류마티스 치료제, 데포주사제 등의 신약을 함께 개발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최근 대웅제약은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웅제약과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APA(P-CAB) 기전(약이 몸 속에서 작용하는 과정)의 항궤양제가 임상 2상에 진입했다. 또 PRS 섬유증 치료제의 후보물질이 도출돼 전임상(동물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1년 국내 제약사가 두 번째로 개발한 신약 '이지에프 외용액'을 내놓은 바 있다. 이지에프 외용액은 첫 번째 국산 바이오신약이기도 하다. 국내 바이오신약 개발의 첫 발을 내디딘 대웅제약은 세계 각국에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세상에 없던 신약(First in Class)'와 '계열 내 최고 신약(Best in Class)'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한·중·인니에 생산 거점 확보…현지 특화 제품 생산
의약품 생산도 현지화의 대상이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특화된 제형·플랫폼의 의약품을 생산하면 현지 시장의 점유율 확대가 편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에 모두 5곳의 의약품 생산공장을 짓고 상호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에서 전략 제품 생산에 최적화한 혁신적 공정 시스템을 도입해 준공한 충북 오송공장은 대웅제약의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가 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송공장에 대해 자국이 인정하는 우수 의약품 생산·관리(cGMP) 인증을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송공장에는 우수의약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자동화시스템과 생산 오류 발생을 예방하는 9가지 정보기술(IT) 시스템이 적용돼 원재료 입고부터 완제품 출고까지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바이오의약품공장 '대웅 인피온'은 대웅제약으로부터 생산·연구 인력을 지원받아 에포시스, 이지에프, 케어트로핀 등의 생산·품질관리 기술을 이전받았다. 올해부터는 적혈구생성인자 에포디온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향후 인도네시아 바이오의약품 산업 자체를 키우기 위해 현지 직원들만으로도 고품질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중국 심양의 '요녕대웅제약'은 내용액제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한국-중국-인도네시아를 잇는 생산기지를 관리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공급체인관리(SCM)센터'를 신설했다. 이 곳은 세 나라의 생산공장에서 이뤄지는 원재료 입고, 제품 가공, 제품 출하, 상품 물류 등의 가치 흐름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직원 성장이 곧 회사 성장"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 운영
대웅제약은 세계 각국에 흩어진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직원들을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로 육성하고 있다. 한국 본사에서 두각을 보이는 직원을 선발해 외국어·현지문화를 집중적으로 교육시킨 뒤 파견하는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과 진출국의 현지 인력 중 우수한 사람을 한국으로 초청해 소속감·직무역량을 강화하는 '지사 우주인재 워크샵'이 대표적인 교육 제도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직원들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받아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에 몰입하고 지속적으로 자기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일하는 여성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사내어린이집, 탄력근무제, 수유실, 여직원 휴식공간 등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대웅제약은 지난해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고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을 받았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