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잠재력 높은 기업은 상환우선주로 투자받는 게 유리"
입력 2017-11-28 17:21 

벤처캐피털 업계가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혁신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일환 중 하나로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의 창업벤처기업 지분 투자형태를 상환전환우선주 중심에서 보통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VC업계에서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상환전환우선주란 일정기간 이후 투자금의 상환을 요청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로 회사 청산이나 인수·합병(M&A) 시 잔여재산이나 매각대금 배분에 있어 보통주보다 유리한 권리를 가진다. 벤처기업계에서는 상환전환우선주로 투자받을 시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상황에서 VC 등 투자자가 상환청구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져 기업생존에 위협이 된다며 보통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상환전환우선주의 이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투자 비중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한국만 역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VC 업체가 상환권을 행사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일반적인 수단이 아니며 상환권리를 행사하기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상환권이 행사되는 게 투자 이후 3년~5년인 점을 감안해 2012년 통계를 예로 들며 VC 업계가 당시 상환전환우선주로 투자한 전체 규모는 5324억원으로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상환율을 7.2%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즉 VC 업체들이 상환전환우선주로 투자해도 상환권 행사가 아닌 기업공개(IPO) 등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김 전무는 또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가장 어려운 난관 중 하나가 정보의 비대칭인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상환전환우선주의 전환가격 조정(리픽싱)"이라면서 "스타트업 중에서는 현재 매출액이 거의 없어도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게 평가받으려는 곳이 많은데, 리스크를 안고 투자해야 하는 VC 입장에서는 투자기업의 경영성과가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전환가격 조정이 가능한 권리를 갖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업 성과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되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될 잠재력이 높은 기업은 보통주보다 상환전환우선주 투자가 오히려 유리하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 VC 등에게 보통주로 투자받을 경우 통상적으로 상환전환우선주보다 주당 가격을 낮게 평가받기 때문이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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