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암세포만 골라 쏘는 `국산 방사선 암 치료기` 나왔다
입력 2017-11-28 13:47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설치된 국산 방사선 암 치료기 [자료제공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암 세포에만 방사선을 쏘아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국산 방사선 암 치료기가 나왔다. 종양 주변의 정상 조직을 방사선에 노출시키지 않고도 항암치료가 가능해졌다.
28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그룹 박상덕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정밀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방사선 암 치료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환자가 숨 쉴 때마다 매번 바뀌는 종양 위치를 추적하기 어려워 실제 암 세포 크기보다 넓은 범위에 여러차례에 걸쳐 약한 방사선을 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주변 조직이 방사선에 노출되면서 탈모, 피로감, 적혈구 감소 등 항암치료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러나 새 장비의 개발로 암 세포에만 방사선을 투사할 수 있게 됐다. 종양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4차원(4D) 영상 종양 추적시스템과 고성능 방사선 발생장치를 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3차원 영상에 '시간'이라는 제4의 변수를 합쳐 호흡에 따라 변하는 종양 위치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고성능 방사선 발생장치는 파장이 짧고 주파수가 높은 엑스밴드(X-band)급 선형가속기를 기반으로 해 근거리 물체의 위치를 선명하게 탐지할 수 있다. 기존과 비교해 구동 주파수를 3배 이상 높였다.
연구팀은 국산 장비의 개발로 값비싼 수입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순수 국내기술로 만든 이 장비를 미국, 독일, 스웨덴산 방사선 암치료기의 70% 가격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덕 생기원 수석연구원은 "5년간의 연구 끝에 낸 성과"라며 "국산 방사선 암 치료기로 암 환자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생기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기연구원, 가톨릭대학교, 쎄크 등이 참여했으며, 장비는 현재 카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설치돼 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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