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역사상 첫 미얀마 방문…'로힝야' 언급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가톨릭교회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교황의 역사적 미얀마 방문은 21세기 아시아 최대 난민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이뤄져, 평소 난민 문제에 큰 관심을 표명해온 그가 사태 해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후 현지 가톨릭 성직자 등의 영접을 받으며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해, 오는 30일까지 나흘간의 역사적 첫 방문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교황은 이날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28일 오후에는 행정수도인 네피도로 건너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과 자신을 초청한 틴 초 대통령 등과 회동합니다.
또 교황은 29일에는 미얀마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이어 불교계 원로들과 현지 주교단을 만날 예정이며, 30일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첫 미얀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미얀마군이 반군 토벌을 빌미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학살하고 60만 명이 넘는 국경이탈 난민을 유발하면서, '인종청소', '제노사이드' 논쟁이 불거졌지만, 교황의 공식 일정에 사태 현장인 서부 라카인주 방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교황은 미얀마 체류 마지막 날인 30일 인종청소의 책임이 있는 미얀마군을 대표하는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을 만나고, 내달 1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리는 종교 간 회의에서 소수의 로힝야족 대표단을 대면하기로 했습니다.
평소 전쟁과 난민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온 교황이 이번 방문 중에 로힝야족 문제를 직접 거론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황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에 깊은 관심과 우려를 드러내 왔습니다.
지난 8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서는 "종교적 소수인 로힝야 형제들이 박해받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에는 "2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아이들이 난민 수용소에 있다"며 "그들에게는 먹을 권리가 있음에도 충분한 음식을 얻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고, 의료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휴먼라이츠워치(HRW),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앰네스티(AI) 등 인권단체와 유엔도 교황의 방문을 겨냥한 듯 최근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미얀마군의 잔혹행위와 인종청소 의혹을 연일 제기했습니다.
난민들도 교황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 수용소에 머무는 모함마드 라피크(20)는 AP통신에 "교황의 방문 소식에 너무 기뻤다. 그의 방문이 시민권 획득을 포함한 로힝야족 권리 회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로힝야족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 미얀마 내 반무슬림 정서를 자극해 역효과를 낼 수 있고, 극소수인 가톨릭 신자들의 안위도 위협할 수 있다는 주교단의 충고가 있었던 만큼 우회적으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입니다.
유엔기구에서 활동했던 미얀마 전문가 리처드 호시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교황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윤리의 목소리여서 그의 미얀마 방문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그는 미얀마의 민심이 로힝야족을 반대하며, 가톨릭 교회 수장의 종교문제 개입이 이런 정서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교황은 미얀마 방문에 앞서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나는 하느님의 복음, 화해와 용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러 간다"며 "이번 방문은 가톨릭 신자를 확인하고 그들의 섬김과 만인의 위엄을 설파하는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이어 "오늘날 우리는 종교 신봉자들과 선인들이 하나의 인간 가족으로서 서로를 지지하는 상호 이해와 함께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느끼며 산다. 우리는 모두 신의 자녀들"이라며 "여러분과 함께하는 나의 날들이 희망과 모두에 대한 격려의 원천이 되도록 기도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교황은 미얀마로 출발하기 직전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과 만나 "나의 존재가 친화와 희망의 신호가 될 수 있도록 성도들이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미얀마 내 가톨릭 신자는 약 65만9천명으로 전체 인구 5천100만 명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전체 16개 가톨릭 교구 중 15개는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이 끊이지 않는 북부 카친 주와 샨 주의 소수민족 거주지에 몰려 있습니다.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수십만명의 신자들은 꼬박 이틀 이상이 걸리는 길을 달려 양곤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양곤에서 열리는 교황 주재 종교 행사에는 약 20만명 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에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 8월 25일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습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로힝야족 6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일부 불교도가 민간인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르는 등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주장했고, 유엔과 미국 등은 이를 '인종청소'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방화 등 행위가 ARSA 반군의 소행이라고 일축했으며, 미얀마군은 자신들의 행위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선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조사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가톨릭교회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교황의 역사적 미얀마 방문은 21세기 아시아 최대 난민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이뤄져, 평소 난민 문제에 큰 관심을 표명해온 그가 사태 해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후 현지 가톨릭 성직자 등의 영접을 받으며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해, 오는 30일까지 나흘간의 역사적 첫 방문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교황은 이날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28일 오후에는 행정수도인 네피도로 건너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과 자신을 초청한 틴 초 대통령 등과 회동합니다.
또 교황은 29일에는 미얀마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이어 불교계 원로들과 현지 주교단을 만날 예정이며, 30일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첫 미얀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미얀마군이 반군 토벌을 빌미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학살하고 60만 명이 넘는 국경이탈 난민을 유발하면서, '인종청소', '제노사이드' 논쟁이 불거졌지만, 교황의 공식 일정에 사태 현장인 서부 라카인주 방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교황은 미얀마 체류 마지막 날인 30일 인종청소의 책임이 있는 미얀마군을 대표하는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을 만나고, 내달 1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리는 종교 간 회의에서 소수의 로힝야족 대표단을 대면하기로 했습니다.
평소 전쟁과 난민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온 교황이 이번 방문 중에 로힝야족 문제를 직접 거론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황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에 깊은 관심과 우려를 드러내 왔습니다.
지난 8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서는 "종교적 소수인 로힝야 형제들이 박해받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에는 "2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아이들이 난민 수용소에 있다"며 "그들에게는 먹을 권리가 있음에도 충분한 음식을 얻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고, 의료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휴먼라이츠워치(HRW),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앰네스티(AI) 등 인권단체와 유엔도 교황의 방문을 겨냥한 듯 최근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미얀마군의 잔혹행위와 인종청소 의혹을 연일 제기했습니다.
난민들도 교황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 수용소에 머무는 모함마드 라피크(20)는 AP통신에 "교황의 방문 소식에 너무 기뻤다. 그의 방문이 시민권 획득을 포함한 로힝야족 권리 회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로힝야족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 미얀마 내 반무슬림 정서를 자극해 역효과를 낼 수 있고, 극소수인 가톨릭 신자들의 안위도 위협할 수 있다는 주교단의 충고가 있었던 만큼 우회적으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입니다.
유엔기구에서 활동했던 미얀마 전문가 리처드 호시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교황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윤리의 목소리여서 그의 미얀마 방문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그는 미얀마의 민심이 로힝야족을 반대하며, 가톨릭 교회 수장의 종교문제 개입이 이런 정서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교황은 미얀마 방문에 앞서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나는 하느님의 복음, 화해와 용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러 간다"며 "이번 방문은 가톨릭 신자를 확인하고 그들의 섬김과 만인의 위엄을 설파하는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이어 "오늘날 우리는 종교 신봉자들과 선인들이 하나의 인간 가족으로서 서로를 지지하는 상호 이해와 함께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느끼며 산다. 우리는 모두 신의 자녀들"이라며 "여러분과 함께하는 나의 날들이 희망과 모두에 대한 격려의 원천이 되도록 기도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교황은 미얀마로 출발하기 직전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과 만나 "나의 존재가 친화와 희망의 신호가 될 수 있도록 성도들이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미얀마 내 가톨릭 신자는 약 65만9천명으로 전체 인구 5천100만 명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전체 16개 가톨릭 교구 중 15개는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이 끊이지 않는 북부 카친 주와 샨 주의 소수민족 거주지에 몰려 있습니다.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수십만명의 신자들은 꼬박 이틀 이상이 걸리는 길을 달려 양곤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양곤에서 열리는 교황 주재 종교 행사에는 약 20만명 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에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 8월 25일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습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로힝야족 6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일부 불교도가 민간인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르는 등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주장했고, 유엔과 미국 등은 이를 '인종청소'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방화 등 행위가 ARSA 반군의 소행이라고 일축했으며, 미얀마군은 자신들의 행위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선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조사도 거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