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오늘 조사...'댓글수사' 김병찬 용산서장도 소환

김병찬 용산서장, 수사상황 유출 등 국정원과 '메신저 역할' 의혹
원 前원장, 댓글부대·정치인 공격 등 각종 의혹 '정점' 의심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정치개입 의혹에서 '정점'으로 의심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습니다.

이 의혹이 불거졌던 2012∼2013년 경찰 수사상황을 국정원에 누설했다고 의심받는 김병찬 서울 용산경찰서장도 검찰에 소환됩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3시 원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합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원 전 원장은 최근 국정원의 과거 광범위한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민간인 댓글부대(사이버 외곽팀)를 동원한 온라인 댓글 활동 의혹,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벌인 의혹 등이 수사 대상입니다.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정부 지원에서 배제했다는 의혹,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도 수사가 이뤄졌습니다.

원 전 원장은 이미 상당수의 관련 의혹 사건들에서 '공범'으로 적시돼 있습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각종 의혹의 공모관계를 파악한 뒤 기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검찰은 당시 청와대의 지시·개입 여부로 수사 초점을 옮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각종 활동을 보고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까지 수사가 뻗어 나갈지가 관건입니다.

2012년 대선 전후 경찰의 댓글 사건 수사상황을 국정원에 누설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 서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합니다.

검찰은 최근 국정원의 '댓글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던 중 김 서장 등 경찰 관계자들이 수사 대상인 국정원 측에 수사 관련 상황을 부적절하게 제공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서장은 국정원 여직원의 오피스텔에서 대치 상황이 벌어진 2012년 12월 11일 당시 국정원의 서울경찰청 연락관과 40여 차례 연락을 주고받는 등 국정원과 서울청 수뇌부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김 서장을 시작으로 당시 서울청 수사 라인의 '윗선'이던 장병덕 전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이병하 전 수사과장, 이광석 전 수서경찰서장, 최현락 전 서울청 수사부장, 김용판 전 청장으로도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